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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시풍속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6401215
한자 歲時風俗
영어공식명칭 Seasonal Customs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충청남도 당진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강순희

[정의]

충청남도 당진 지역에서 연중 정해진 때에 따라 관습적이며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생활 의식.

[개설]

사람들이 생활을 영위하면서 형성되는 관습은 지역에 따라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데, 충청남도 당진 지역의 세시풍속 역시 이 지역만의 고유한 풍속을 가지고 있다. 세시풍속은 태음력을 사용하던 우리 전통상 음력 정월부터 섣달까지 한 해 동안 일정한 시기에 관습적이며 주기적, 전승적, 반복적, 의례적으로 행해졌다. 특히 당진은 평야와 해안을 모두 갖추고 있어서 농업과 어업에 관련한 세시풍속이 잘 전해져 왔다.

[음력으로 보는 월별 세시풍속]

민속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오랫동안 반복하여 얻어지는 풍속으로 자연발생적이거나 사회 제도, 종교와 같이 인위적인 요소가 첨가되면서 만들어지기도 한다. 충청남도 당진의 세시풍속 역시 자연환경과 풍토와 관련된 많은 것들을 담아내고 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형태가 바뀌기도 하고 더러는 소멸되거나 새로 생겨나고, 혹은 첨가되면서 변화와 발전을 거듭하여 왔다. 민중의 생활 감정이 녹아들어 있는 세시풍속을 살펴보면 지역의 정서를 느낄 수 있고 관습이라는 형태를 통해 문화적 가치, 사회적 가치까지 포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 1월에는 정월 대보름이 있다. 은 새해가 시작되는 첫날로 옛사람들은 특별히 몸과 마음을 정결히 하고 새해를 맞았다. 정월 초하루라고 불리는 이날 각 가정에서는 남녀노소 모두 일찍 일어나 깨끗이 세수를 하고 미리 마련해 둔 설빔을 입고 차례를 지낸다. 정월 대보름은 그 해 맨 먼저 보름이 되는 날이며, 세시풍속의 5분의 1이 넘는 행사가 집중될 만큼 중요한 날이다. 음력 1월 15일은 대보름이라 하며, 음력 1월 14일은 작은 보름이라 한다. 당진에서는 1월 14일 저녁 대덕리에 있는 봉암산 삼형제 바위 밑에서는 무당들이 산신제를 지냈다. 또한 눈티 고개 서낭당에서는 동네 사람들이 떡시를 지고 와서 서낭제를 지냈는데 밤새 양판을 두드리는 소리가 장관이었다고 한다.

2) 2월은 본격적으로 농사가 시작되기 전 준비하는 달로서 농사와 관련된 여러 풍속이 전해진다. 2월 첫날에 머슴을 위로하기 위한 '머슴의 날'과 콩 볶아 먹기, 좀생이별 보기, 날씨에 따른 '이월 스무 날 점치기', 간장 담기, 한식 등의 풍속이 있다. 간장 담기는 2월의 진일(辰日)[용의 날]이나 오일(午日)[말의 날]에 간장을 담그면 그 맛이 변하지 않는다 하여 시렁에 달아 놓았던 메주를 항아리에 넣고 숯과 고추를 함께 넣어 간장을 담갔다. 그리고 간장독이나 항아리에는 왼새끼로 금줄을 쳐 놓고 버선본을 만들어 '꿀강', '달강'이라는 글을 써서 간장독에 붙여 놓았다. 대덕리 사람들은 2월 초하루 바람을 보며 닭꽁지만 흔들려도 봄바람이 세다고 점을 쳤다.

3) 3월은 본격적으로 봄을 맞는 시기인데, 삼짇날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오기도 하고 화전을 부쳐 먹는 등 봄맞이에 대한 다양한 풍속이 있다. 입춘방 써 붙이기, 경칩, 한식 등이 그러하다. 또한 면천이나 정미, 신평의 선비들은 주로 전춘(餞春)이라 하여 경치 좋은 산이나 강가에 가서 시도 짓고 그림도 그리며 하루를 보냈다.

4) 4월은 봉선화가 피어나는 시기인데, 봉선화 물을 들인 손톱이 첫눈 올 때까지 지워지지 않으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속설도 있다. 또한 사월 초파일[음력 4월 8일]은 석가모니의 탄신일로 당진 관내의 여러 절에서 연등을 달고 공양을 드리며 탄신을 기리는 풍속이 있다. 절뿐만 아니라 집집마다 등대를 세우고 대 끝에다 꿩의 꼬리털을 묶고 물들인 비단으로 기를 달기도 했으며 절에 가서 탑돌이 행사를 곁들여 하기도 했다.

5) 5월은 양기가 가장 왕성한 날이라는 단오가 있는데, 농경 시대에는 3대 명절 중 하나여서 많은 풍속이 있었다. 그중에 하나가 단옷날이다. 단옷날에는 나쁜 귀신을 쫓기 위해 붉은 글씨로 천중부적을 만들어 문 위에 붙였다.

6) 6월은 유두(流頭)에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는 것을 비롯하여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무더위를 이기기 위한 여러 가지 풍속들이 있었다. 또한 삼복이 들어 있어서 이열치열로 삼계탕 먹기, '탁족'이라 하여 찬물에 발 담그기를 하며 물놀이를 하기도 하였다. 또한 새로운 과일이 나기 시작하므로 수박이나 참외 등과 국수와 떡을 만들어 사당에 올리고 제사를 지냈다. 이를 '유두천신'이라 하는데 농가에서는 농신에게 제사를 지냈으며 벼, 콩, 조를 올렸다. 그리고 떡을 해서 논에 가져가서 물꼬 밑과 논둑 밑에 한 덩이씩 놓아두는 데 물이 새지 말고 농사가 잘되라고 기원한 것이다.

7) 7월은 칠석(七夕), 백중절(百種節), 호미씻이, 반보기, 천신(薦新) 등 여름을 마무리하는 풍속들이 있다. 칠석에는 부녀자들이 바느질과 길쌈을 하는 재주를 빌기도 하고, 불공을 드리러 가기도 하며, 미역국과 쌀밥을 지어 토주, 성주, 삼신에게 바치기도 하였다. 또 여자가 일찍 들에 나가면 수확이 떨어진다고 해서 여자들이 들에 나가지 않으며 출입을 삼가기도 했다. 신송리에서는 7월 7일을 농군의 날로 여겨 하루를 쉬기도 했는데 여태껏 농사를 짓느라 수고한 것을 자축하는 의미이다. 두레에서 일했던 개인별 품삯도 지급하고 농사가 잘된 집의 머슴을 뽑아 삿갓을 씌워 소 위에 태운 후 마을을 돌아다니며 칭찬을 하고 주인은 술과 밥을 마을 사람들에게 대접하였다. 이때 호미를 사용하는 일은 거의 끝나 호미를 사용하지 않게 되므로 호미를 씻어 걸어 둔다는 뜻에서 '호미씻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8) 8월은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이 있는 달로 벌초하기, 거북놀이 등 많은 전통 풍속 등이 존재하며, 아직도 성묘, 차례 지내기는 중요한 풍속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한 '거북놀이'라고 합덕 지방에서 행해졌던 풍속이 있는데, 8월 15일 추석날 오후에 멧방석을 등허리에 뒤집어쓰고 거북이 흉내를 내며 집집마다 돌아다니면서 술과 과일, 안주 등을 모아 같이 놀던 풍속이다.

9) 9월이 되면 제비가 강남으로 돌아가고 모기가 없어지기 시작한다. 또한 국화를 따서 국화전이나 국화주를 담기도 하고 구절초를 뜯어다가 약용으로 만드는 시기이다. 또한 9월 9일은 중구(重九) 혹은 중양(重陽)이라고 하여 숫자 '9'가 겹치면서 길하게 생각하여 명절로 여겼다.

10) 10월은 농사를 마치고 각 문중에서 5대조 이상의 조상들에게 시제를 지내고 첫 햇곡식으로 고사떡을 만들어 집안의 여러 신들에게 고사를 지냈다. 현재는 거의 전해지지 않는 풍습 중에 합덕읍에서는 10월 10일을 말날[馬日]이라고 하여 가래떡을 해서 동네 사람들과 나누어 먹던 풍습이 있다. 이는 모든 것들에게 감사를 나누던 미풍양속이었으나 지금은 아쉽게도 이름조차 생소하다.

11) 11월은 동짓달이라 불리기도 하는데 동지가 있기 때문이다. 동지는 일 년 중 낮의 길이가 가장 짧고 밤의 길이가 가장 긴 날이다. 이날 동지 팥죽을 쑤어서 나누어 먹으며 잡귀를 쫓는 풍습이 있다. 특히 당진 지역은 동짓날이 양력으로 11월 20일 이전일 경우는 '애동지'라고 하여 팥죽을 쑤어 먹지 않고 11월 10일에서 20일 사이를 '중동지', 20일 이후를 '노동지'라고 하여 이때에는 팥죽을 쑤어 먹는데 팥죽에는 새알심이라는 새알 크기의 경단을 만들어 넣기도 한다.

12) 12월은 섣달이라고 불리며, 섣달그믐날은 12월 말일로 그 밤을 제석, 또는 제야라고 부른다. 이날 남자들은 집 안팎을 깨끗이 청소하며 쓰레기를 불태우는데, 잡귀를 불사른다는 속설도 전해진다. 그리고 섣달그믐날은 잠을 자면 눈썹이 하얗게 변한다고 하여 아이들을 잠을 못 자게 하고 혹여 잠을 잔 아이가 있으면 분이나 밀가루를 눈썹에 발라 놓고 눈썹이 셌다고 놀리기도 하였다. 이렇게 여러 가지 놀이를 하며 묵은 한해를 마무리한다.

이렇게 많은 세시풍속들이 있었으나 충청남도 당진 지역이 급격하게 산업화,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전통 민속은 고루한 것으로 치부되기 시작했고 점점 사라져 갔다. 한편으로는 근대에 합덕, 신평을 중심으로 정미, 당진에 전파된 천주교와 1903년 알프레드 사프가 석문면 난지도에 첫발을 디디면서 석문면, 고대면 지역에 기독교의 교세가 확장되다가 1950년대 6·25 전쟁 이후 장로교, 성결교, 침례교 등이 들어오면서 우리의 세시풍속은 미신으로 여겨지게 되고 설 자리를 잃게 되었다.

[윤달]

윤달은 음력에만 존재하는 달이다. 5년에 두 번 있는 달인데 태양력에서 2월이 29일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태음력에서는 한 달이 더 있어서 13월이 된다. 윤달이 드는 달은 지정된 것이 아니고 어느 달에나 생길 수 있다. 윤달은 이와 같이 정상적인 달이 아니고 빈 달이기 때문에 지상의 모든 신들의 노여움으로부터도 자유로운 달로 여긴다. 그래서 이사나 이장 등 꺼리던 일들을 해도 괜찮은 달로 여기기도 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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