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11022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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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韓氏夫人-梧甲山 |
영어의미역 | The Tale of Lady Han and Ogabsan Mountain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충청북도 음성군 감곡면 왕장리 |
시대 | 조선/조선 |
집필자 | 이상희 |
[정의]
충청북도 음성군 감곡면 왕장리에 있는 오갑산과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채록/수집상황]
「한씨 부인과 오갑산」은 음성군 감곡면 왕장리 일대에서 전해 오는 지명유래담으로, 2005년 출간한 『음성의 구비문학』에 수록되어 있다.
[내용]
조선 중기 병자호란 당시 감곡면 왕장리 왕대에 한씨 성을 가진 젊은 부부가 노모를 모시고 살고 있었다. 부부는 효성이 지극한데다 주변의 불쌍한 사람들을 측은하게 여기어 항상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었다. 거기다 한씨 부인의 용모가 빼어나 근동에서는 이 부부를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던 중 병자호란이 일어났는데, 감곡면까지 들이닥친 청나라 군사들은 진귀한 물품을 약탈하거나 여인들을 강탈하기에 바빴다. 특히 청나라 장군 빠오쟈[色五甲]는 근동에서 예쁘다고 소문난 한씨 부인을 찾기 위해 부하 두 명을 데리고 왕대 한씨 집을 찾아나섰다. 그런데 빠오쟈가 왕대에 나타나기 전에 한씨 부인 앞에 젊은 처녀가 나타나, “지금 부인의 신변이 위태로우니 어서 들것을 만들어 모친을 모시고 나를 따르시오.” 하며 자신을 따를 것을 권하였다.
한씨 부인은 아무래도 예사롭지 않아서, 병중의 노모를 들것에 태우고 처녀의 뒤를 따라나섰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들것이 하나도 무겁지 않을 뿐만 아니라, 캄캄한 밤인데도 처녀의 몸에서 빛이 나와 앞이 조금도 어둡지 않았다. 한씨 부인 일행이 첩첩산중으로 들어갈 무렵 빠오쟈가 한씨 집을 덮쳤다. 빠오쟈는 허탕을 치자 수소문하여, 한씨 부부가 깊은 산중으로 들어갔다는 소식에 서둘러 뒤를 쫓다가, 험준한 고개를 넘어가고 있는 처녀의 불빛을 발견하였다.
숨을 헐떡이며 고개마루에 올라선 빠오쟈는 쉬고 있던 한씨 집안사람들을 보고 칼을 빼들었다. 한씨 집안사람들은 뒤쫓아 올라온 오랑캐들을 보고, 이제는 별수없이 죽게 되었구나 생각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러자 이 광경을 보고 있던 처녀가 산봉우리를 향해 들고 있던 파초선을 흔들자, 캄캄한 하늘 어디에선가 갑자가 날카로운 시위 소리가 들리더니 화살이 날아와 빠오쟈의 심장을 꿰뚫었다. 그야말로 눈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다.
가슴에 화살을 맞고 죽어 나자빠져 있던 빠오쟈의 시체는 날이 밝아서야 발견되었다. 그후 청나라 장군 빠오쟈, 곧 색오갑이 죽었다고 하여 이곳 고개 이름을 ‘오갑고개’라고 부르고, 그 시체가 묻힌 산을 ‘오갑산’이라 불렀다고 전한다.
[모티프 분석]
「한씨 부인과 오갑산」은 쫓기는 미인과 미인을 돕는 여성 이인, 미인을 탈취하고자 하는 장수, 주인공을 도와 악인을 징치하는 여성 이인 모티프가 짜임새 있게 전개되고 있는 지명유래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