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601888 |
---|---|
한자 | 秋夕 |
이칭/별칭 | 한가위,가위,중추절,가배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전라남도 화순군 |
집필자 | 박종오 |
[정의]
전라남도 화순 지역에서 매년 음력 8월 15일에 행하는 세시 풍속.
[개설]
8월의 추석은 쌀농사 지역에서는 큰 명절로 볼 수 있는데, 화순 지역에서는 ‘추석’, ‘한가위’ 등으로 부르며 일가친척이 모두 모여 햇곡식으로 음식을 장만하여 조상에게 제를 올리는 풍속이 전한다.
[연원 및 변천]
추석은 햇곡식으로 제물을 장만하여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하는 중요한 명절이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는 “신라 때부터 있던 풍속으로 시골 농촌에서는 일 년 중 가장 중요한 명절로 삼는데 그것은 새 곡식이 이미 익었고 가을 농작물을 추수할 때가 멀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이것으로 보아 이미 신라 초기에 추석에 관한 관념이 있었으며, 신라 시대의 대표적인 명절이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열양세시기(洌陽歲時記)』에는 “이달에 만물이 성숙하고 또 중추가절이라고 칭하므로 민간에서는 제일 중히 여긴다. 이날 아무리 궁벽한 시골의 가난한 집이라도 으레 모두 쌀로 술을 빚고 닭을 잡아먹는다. 안주나 과일도 분수에 넘치게 가득 차린다.”라고 하여 추석의 풍속을 기록하고 있다. 화순 지역에도 이날 햇곡식으로 각종 음식을 장만하여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행하는 풍속이 전하고 있다.
[절차/풍속]
화순 지역에서는 추석 전에 조상의 산소를 찾아 벌초를 하고, 추석날 아침에 차례를 지낸 후 성묘를 하며 하루를 보내는데, 대표적인 풍속은 다음과 같다.
1. 벌초
추석이 되기 전에 조상의 산소를 찾아 벌초를 행한다. 전라남도 화순군 화순읍 연양리 양촌 마을에서는 7월 백중 안에 조상의 묘소에 가서 벌초를 했는데, 근래에는 8월 추석을 즈음해서 그 이전에 행한다. 전라남도 화순군 춘양면 양곡리 단양 마을은 7월 그믐에 조상의 묘소에 가서 벌초를 한다. 전라남도 화순군 이서면 야사리 용호 마을의 경우, 부자들은 백중 때부터 추석 전까지 모두 3번 벌초를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추석 전에 한 번만 한다고 한다.
2. 차례와 성묘
화순 지역에서는 추석이 되면 송편과 과일 등을 장만하여 조상에게 차례를 지낸다. 예전에는 추석날 성묘를 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외지에 나가있는 사람들이나 자녀들이 조상의 묘를 찾아 성묘를 행한다고 한다.
화순읍 연양리 양촌 마을에서는 설 때와 마찬가지로 4대조 이상의 조상에게 차례를 지낸다. 이때 차리는 제물은 설과 거의 동일하다. 다만 햇곡식이 나오는 철이기 때문에, 햇곡식을 올리고 참깨를 넣은 송편을 올린다. 차례 상 오른편에 성주 상을 먼저 차리며, 차례를 지내고 나면 술과 과일 등을 간단하게 준비하여 조상의 묘소에 가서 성묘를 한다.
춘양면 양곡리 단양 마을에서 지내는 추석 차례는 설 차례와 거의 동일하다. 차례 상에는 깨나 팥을 넣어서 만든 송편과 햇곡식을 많이 올린다. 차례 상을 차리기 전에 성주 상을 먼저 차리며, 차례가 끝나면 조상의 묘소로 성묘를 간다.
이서면 야사리 용호 마을에서 추석에 지내는 차례는 설 때와 마찬가지이다. 차례 상에는 메도 올리고 떡도 올리는데, 메는 익은 나락을 베어서 볕에 말렸다가 방아에 찧은 쌀로 밥을 짓는다. 떡은 고물 떡과 시루떡을 한다. 고물 떡은 차 나락을 베어 쪄서 말렸다가 찧어 물에 씻은 다음 시루에 쪄서 도구[도구 통]나 확독에 친 다음 고물을 묻혀서 만든다. 시루떡은 햇과일인 감과 햇곡식인 팥, 돈부[콩의 일종으로 콩과 팥의 중간에 해당]를 넣어 시루에 쪄서 만들며, 그 외에 깨나 단 것을 넣어 만든 송편도 올린다. 차례 상보다 성주 상과 삼신 밥을 먼저 차린다. 그 중에서도 삼신 밥을 먼저 차리는데, 이는 사람이 태어나야 성주가 있기 때문이다. 차례가 끝나면 간단한 제물을 차려서 조상의 묘소에 성묘를 간다.
3. 올개심리[올벼심리]
추석 즈음에는 벼가 다 여물 때도 있고 그렇지 못한 때도 있다. 벼가 여물었을 경우에는 그것을 베어서 추석에 메를 지어 올릴 수 있다. 어느 정도 여문 벼를 훑어다가 솥에 쪄서 말린 다음 그것을 찧어 메를 짓는데 보태게 된다. 이것을 ‘올개심리’ 또는 ‘올배심리’라 한다. 그리고 이렇게 만든 쌀을 ‘올개 쌀’, 혹은 ‘올배 쌀’이라 한다. 철이 빨라 벼가 여물지 못할 경우는 8월 중에 따로 날을 잡아 올개심리를 행한다.
4. 놀이
추석의 대표적인 놀이로는 강강술래를 들 수 있으며, 화순 지역에서도 강강술래가 행해졌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 놀이가 부수적으로 행하여진다.
이서면 야사리 용호 마을의 경우에는 추석에 여자들이 강강술래를 하면서 두 편으로 나누어 상대의 꼬리를 잡는 ‘외따먹기’라는 놀이를 병행하였다. 화순읍 연양리 양촌 마을에서는 추석 때 널뛰기, 씨름, 소싸움 등을 했다. 특히 소싸움은 소를 누가 더 잘 키웠나를 겨루기 위해 백중과 추석 때 마을 앞의 넓은 논에서 주로 했는데, 소는 상대와 겨루다가 못 이기겠으면 도망을 가기 때문에 큰 부상을 입지 않는다고 한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화순 지역에서 “까막[까마귀] 깐치[까치]도 8월 한가우만 지달린다.”라는 말이 있듯이 추석은 가장 풍성한 시기에 쇠는 명절이다. 조상에게 감사를 표하고, 가을걷이를 위한 휴식을 취하는 시기가 추석인 것이다. 산업화가 이루어지고 생활양식의 변화가 많은 현대에도 추석은 설과 함께 아직도 큰 명절로 여기고 있다. 따라서 추석은 고향을 찾아 조상에게 감사하는 차례를 올리고 성묘를 하면서 가족의 유대감을 느끼는 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