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700119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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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旗接- |
영어공식명칭 | Gijeob Nori(Folk Game)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놀이/놀이 |
지역 | 전라북도 완주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성식 |
[정의]
전라북도 완주군에서 각 마을의 농기(農旗)를 앞세워 기세배, 기싸움 등 기놀음을 하는 민속놀이.
[개설]
기접놀이는 용기(龍旗)놀이, 농기 뺏기, 기전(旗戰) 놀이, 농기세배, 농기 놀이 등을 말한다. ‘기접(旗接)놀이’라는 용어는 마을마다 부르는 명칭이 제각각이어서 혼란을 피하고자 근래에 외부에서 붙인 신조어이다. 특히 전주, 완주 지역에서 이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농기를 부르는 명칭도 농신(農神)기, 용당(龍堂)기, 용신(龍神)기, 용(龍)기 등 다양하다. 농기에는 대개 구름을 동반한 청룡이나 황룡이 깃폭 전면에 그려져 있고, 주위에는 거북이와 잉어, 말 탄 기병 등이 부수적으로 그려져 있다. 이 농기는 농민들의 염원이 담긴 마을의 상징이고, 자존심이다.
완주 지역 기접놀이는 기세배(歲拜)와 기싸움에 바탕을 두고 있다. 기세배는 완주군 봉동읍 일대에서 성행한 세시풍속이다. 기세배가 왕성하게 전승되던 시절, 기세배에 참가한 마을로는 봉동읍 내에 장터가 있던 장거리를 비롯하여 쌍계리, 마탕말, 우산, 배월, 구미, 신우, 남평, 율소, 신덕 등 10여 마을을 헤아릴 정도였다. 이 마을들이 정월 대보름날 한자리에 모여 이른바 ‘합동 세배’를 하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합동 세배 후에는 각 마을끼리 세배를 다닌다. 합동기세배는 맏형 마을에서 거행하는데, 봉동 지역에서는 농기 제작 시기가 가장 오래된 쌍계리가 맏형이었다. 마을마다 맏형 마을을 향하여 기세배를 하러 갈 때는 나팔수가 맨 앞에 서고 영기, 농기, 좌상 어른, 총각 대방, 대포수, 무동에 이어서 농악대와 주민들이 행렬을 이룬다. 맏형 마을에서의 기세배는 형과 아우의 순서에 따라 쌍계리 농기 앞에서 아우 마을 농기가 차례대로 깃대를 숙여 절을 하는 방식이다. 이때 아우 마을은 ‘순례요!’라는 구호를 제창한다. 기끼리 절을 하고 받는 동안 주민들은 고개를 더 숙이라거나 충분히 숙였다거나 하면서 서로 간에 옥신각신 댓거리를 한다. 기세배를 마치면 저마다 농악을 치면서 기놀음으로 재주를 뽐낸다.
이어서 마을간 순회 세배가 이어진다. 이런 방식으로 마을마다 순회하면서 굿을 치고 기놀음을 하고 술대접을 받다 보면 기세배 기간은 열흘도 모자랄 지경이어서, 기세배 기간도 그렇거니와 비용도 만만치 않아서 방문을 통제하는 경우가 생기기 마련이었다. 다른 마을로 기세배를 갈 때 관행을 살펴보면 먼저 해당 마을로 두 개의 영기를 들고 가서 마을 입구에 꽂은 뒤, 기세배를 하겠다고 전갈을 보낸다. 이때 마을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이를 거절하고 싶으면 해당 마을 영기를 역시 마을 입구에 맞세우게 된다. 이 행위를 신호로 거절 의사가 확인되는 셈이고, 계획했던 해당 마을에 대한 기세배는 취소된다.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 무단으로 기세배를 강행하게 되면 큰 싸움이 벌어지기도 한다.
[구이면 평촌리의 기접놀이]
완주군 구이면 평촌리에서는 칠월 백중 때 기접놀이를 하였다. 평촌리 지역의 기접놀이는 아랫작골, 웃작골, 소용터, 평촌, 상하보 등 5개 마을이 참여한다. 5개 마을 중에서 웃작골이 맏형 마을이다. 칠월 백중 때 나머지 마을이 모두 웃작골에 모여든다. 이어서 평촌, 소용터, 상하보, 아랫작골 순서대로 기세배를 올린다. 맏형 마을이 ‘공술래!’라는 구호를 외치면 해당 마을에서 기를 숙인다. 역시나 이 과정에서 기를 숙이는 각도와 태도를 두고 시비가 붙고 실랑이를 벌인다. 기세배를 마치면 농악 기능이 뛰어난 사람들을 선발하여 합굿을 펼친다. 합굿이 연주되는 동안 각 마을에서는 농기를 든 기잽이들이 나와 힘자랑과 함께 묘기를 펼치거나 기 싸움이 벌어진다. 이외에도 완주군에서는 봉동읍 구미리 정동마을, 은하리 은하마을 등이 칠월 백중이나 정월 대보름 때 기접놀이를 했다는 보고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