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4005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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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專用甕棺 |
분야 | 역사/전통 시대,문화유산/유형 유산 |
유형 | 유물/기명류 |
지역 | 전라남도 영암군 |
시대 | 고대/고대 |
집필자 | 장대훈 |
[정의]
영암 지역에서 대형 항아리로 주검을 매장한 3~6세기의 묘제 형식.
[개설]
옹관묘(甕棺墓)[독무덤]는 신석기 시대부터 근래에 이르기까지 널리 사용되어 온 묘제이다. 영암 지역의 옹관묘는 삼국 시대에 이르러서야 묘제로 사용되기 시작하였는데 대표적으로 내동리, 만수리, 신연리, 와우리 등 11개 유적에 56여 기의 옹관묘가 조사되었다.
영암 내동리 고분군은 7기의 고분이 구릉부에 자리 잡고 있으며, 이 가운데 1980년도에 7호분에 대한 발굴 조사가 실시되면서 6기의 옹관이 확인되었다. 내동리 고분은 대부분 도굴에 의해 매몰되었고, 확인된 옹관도 대부분 파괴된 상태이다. 이 중 형태가 남아 있는 옹관은 4기[1호~3호, 5호]인데, 단옹식(單甕式)[시체를 담는 항아리가 하나인 것] 2기와 3옹식 1기[5호]가 확인된다. 독무덤은 평소 사용하던 항아리를 쓰는 대용관(代用棺) 3기가 있고 U자 형 전용관(專用棺)이 1기[1호]가 있다. 대용관은 호형 토기(壺形土器) 1개를 횡치하거나 3개를 합구(合口)한 형태이다. 유물은 대부분 5호 옹관에서 확인되는데 긴 목 항아리[장경호], 뚜껑 항아리[유개호], 뚜껑[蓋], 유리구슬 등이 출토되었다. 영암 시종 초등학교 뒤편에서도 U자 형 전용관 1기가 긴급 수습되었다.
내동리 초분골 고분군은 2기의 고분이 잇대어져 있다. 독무덤은 1호분에서 5기, 2호분에서 1기가 확인되었다. 2호분의 독무덤은 민묘(民墓) 조성으로 대부분 파괴되어 옹관이 매납(埋納)된 흔적만 남아 있다. 1호분의 독무덤은 대용관[6호] 1기와 U자 형 전용관 4기가 합구된 형태로 조사되었다. 대용관은 두 개의 호형 토기를 합구시킨 형태이다. U자 형 전용관은 바닥에 음각 원문이 새겨져 있고, 유물은 두 귀 항아리[양이부호], 짧은 목 항아리[단경호], 쇠손칼[철도자], 쇠낫[철겸], 곱구슬[곡옥] 등이 출토되었다.
만수리 만수 고분군은 4기의 고분이 있는데, 1981년부터 1982년까지 만수리 1호분과 2호분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졌고, 1989년에 4호분의 조사가 실시되었다. 독무덤은 2호과 4호분에서만 확인되었다. 2호분은 옹관 단독분으로 4기의 독무덤이 확인되었는데, 1호와 4호를 제외한 독무덤 대부분이 파괴된 채 확인되었다. 독무덤은 대용관과 U자 형 전용관이며, 대용관인 4호 옹관은 호형 토기를 합구하였다. 전용관인 1호 옹관에서는 신전장(伸展葬)[펴묻기]된 인골이 확인되고 있다. 유물은 두 귀 항아리, 유공광구소호(有孔廣口小壺), 굽다리 접시[고배] 등 다종한 토기류와 도자, 환옥 등이 출토되었다. 4호분은 2호분과 달리 널무덤[토광묘(土壙墓)]과 독무덤이 공존되어 있으며, 독무덤은 널무덤 주변에 안치되어 있다. 5기의 옹관이 조사되었는데, 독무덤은 대용관 2기와 전용관 3기[2호, 9호, 13호]이다. 대용관은 모두 단옹식으로 장란형 토기(長卵形土器)에 사발[碗]로 다른 토기를 깨드려서 막음하였다. 전용관은 합구식으로 경부에 각진 꺾임만 있는 형태와 U자 형[2호] 전용관으로 구분된다. 유물은 전용관에서만 확인되는데 유공광구소호, 긴 목 항아리, 쇠손칼 등이 출토되었다.
영암 신연리 고분군은 15기의 고분이 자리 잡고 있는 곳으로 복원 정비 사업의 일환으로 9호분에 대한 조사가 실시되었다. 9호분에서는 분구(墳丘)의 중심부에 널무덤이 위치하고 한쪽으로 치우쳐 독무덤 4기가 자리한다. 독무덤은 단옹식과 합구식이 각각 2기씩 확인되며, 대용관[1호, 6호]은 단옹식으로 큰 항아리[대호]를 사용하고 있다. U자 형 전용관[2호, 3호]은 합구식인데, 2호 옹관은 U자 형 대옹과 회청색 경질호를 이용한 소옹을 합구하였다. 유물은 U자 형 전용관에서 긴 목 항아리, 직구호, 철도자, 환옥 등이 출토되었다.
영암 옥야리 고분군은 28기의 고분이 밀집 분포하는 곳으로 1989년도에 6호분과 14호분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졌다. 독무덤은 6호분에서 4기, 14호분에서 2기, 주변지역 1기 등 총 7기의 합구식 옹관이 조사되었다. 14-2호를 제외한 모든 옹관은 전용관이다. 대용관[14-2호]은 대부분 파괴되어 일부 바닥만이 남아 있다. 전용관은 경부에 꺾임이 있는 이른 시기 옹관 형태[6-3호, 14-1호]와 U자 형의 옹관 형태[6-1호, 6-4호]이다. 유물은 광구호(廣口壺), 쇠손칼과 다량의 옥류가 출토되었다.
영암 금계리 고분에서는 주구묘(周溝墓)의 주구나 대상부에 안치한 독무덤 9기, 단독 분구의 독무덤 1기 등 총 10기[근대 옹관 제외]의 독무덤이 조사되었다. 독무덤은 단옹식인 1호, 3옹식인 7-2호와 17-1호를 제외하면 모두 합구식 옹관이다. 3옹식인 7-2호 독무덤은 소호의 밑 부분을 호형 토기를 이용하여 막음한 형태이고, 17-1호 독무덤은 대옹과 소옹의 사이에 작은 옹형 토기(甕形土器)를 놓은 형태이다. 또한 단옹식과 3옹식은 고식(古式)에 해당되는 선황리식 옹관을 사용하고 있는데, 합구식의 경우 대용관[7-1호, 8-1호, 8-3호 22-1호]을 합구시킨 형태도 있다. 유물은 호형 토기, 발형 토기(鉢形土器), 옥 등이 출토되었다.
이외에도 와우리 고분군에서 경부에 꺾임만 있는 형태의 전용관 4기, 월송리 송산에서는 와우리 고분군과 유사한 형태의 전용관 1기, 양계리 금동 고분군에서 U자 형 전용관 3기, 태간리 일곱뫼 고분군과 수산리 조감에서 U자 형 전용관 각각 1기 등이 조사되었다.
[형태]
옹관은 제작 단계에 의도한 용도가 무엇인가에 따라 전용 옹관과 대용관으로 분류된다. 전용관은 오로지 매장 주체 시설인 관으로 쓰기 위해 만든 것으로 특정한 형태와 양식을 지닌다. 대용관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던 용기를 전용관을 대신하여 사용한 것이다. 초기 형식에서 주로 확인되며 주거지에서 출토되고 있는 대호 또는 대옹과 형태적으로 거의 유사하다. 그러나 일상 용기와 형태가 같은 경우라고 일상생활에서 실제로 사용하다가 대용한 예는 거의 없고 제작 후 바로 관으로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1. 독무덤의 분구 형태
영암 지역 독무덤의 분구 형태는 제형[사다리꼴], 타원형, 원형, 방대형 등 다양하다. 이러한 다양한 분구 형태는 다른 지역에서 찾아보기 힘든 것으로 영암 지역의 특징으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방대형 분구는 우리나라에서 한정된 지역에서 나타나는 분형이라는 점에서 주목되어 왔다. 이처럼 다양한 분구 형태는 주구묘든 옹관 고분이든 사전 기획에 따른 도랑 굴착에 따라 결정되며, 대형 고분의 경우 분구의 평면과 높이까지도 축조 단계 이전에 기획된다. 민무늬토기[무문토기]를 사용하는 광주 신창동, 광주 운남동, 함평 장년리 당하산, 광주 수완 지구 내 장자, 무안 인평 등의 독무덤에서는 아직까지 분구가 확인된 사례가 없는데, 이것은 매장 시설을 덮는 정도의 간단한 성토였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독무덤은 옹관이 지하에 매장되는 형태이다.
영암 지역은 전용 옹관 단계에 들어서면 점차 분구 형태는 다양해지고 분구 규모도 대형화되어 갔다. 제형이나 원형처럼 소형 분구로 한 독무덤은 주 묘제인 널무덤으로 배장(配葬)된 형태의 옹관이나 함평 월야 순촌, 나주 용호 고분, 영관 군동, 장흥 신풍에서와 같이 단독으로 사용되는 유적이 해당된다. 이러한 독무덤은 옹관이 지하식과 반지하식에 매장되는 형태이다.
이후 점차 소형의 분구에서 수평 추가장(追加葬)[묘를 한 번 쓰고 또 쓰는 일]이 이루어지면서 제형, 장타원형 등 이형 분구가 나타나는데, 옹관은 지상에 매장되는 형태로 변화된다, 영암 만수리 4호분, 옥야리 6호분, 내동리 초분골 1호분, 신연리 9호분, 내동리 7호분 등이 해당된다.
수평 추가장에서 수직 추가장으로 변화되면서 분구 형태는 원형이나 방대형 같은 모습의 분구로 조성된다. 신촌리, 대안리, 덕산리 등 반남 지역의 옹관 고분이 이에 해당된다. 이후 석실분의 등장으로 방대형 분구에서도 독무덤이 안치되지만 주 묘제의 기능을 상실하면서 분구라는 개념은 희박해진다.
2. 옹관 매장 방법과 유물
독무덤은 매장 방법에 따라 직치(直置), 사치(斜置), 횡치(橫置)로 구분된다. 전라남도 지역과 영산강 유역의 영암 지역 독무덤은 곡성 연화리, 장흥 상방촌 B, 함평 만가촌, 나주 용호, 양천리 영천, 영동리, 동곡리 횡산을 제외하면 모두 횡치를 기본으로 한다. 청동기 시대 독무덤인 곡성 연화리는 송국리형 토기(松菊里型土器)를 옹관으로 사용하며, 바닥에 원공을 뚫어 직치한 형태이다.
전용 옹관 단계에 들어서면 장흥 상방촌 B, 함평 만가촌, 나주 용호, 양천리 영촌, 영동리, 동곡리 횡산 등에서 직치식이 확인된다. 장흥 상방촌 B, 나주 양천리 영천 옹관은 대용관인 호를 직치한 형태이다. 나머지는 나주 영동리 옹관 이외에는 모두 바닥만 남아 있는 상태이다, 온전한 형태로 확인된 나주 영동리 옹관은 선황리식이고 저부만 남아 있는 옹관도 바닥에 원형 돌기가 있어 이른 형태의 전용 옹관을 직치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직치 옹관은 그 기능이 매장보다는 분구 상에서 이루어진 장례 혹은 의식적인 산물로 이해하기도 하나, 영동리 옹관의 출토 상황으로 미루어 청동기 시대 직치식의 매장 전통이 이른 시기의 전용 옹관을 사용하는 단계에까지 이른 것으로 여겨진다.
옹관 조합 방법은 합구식[이옹식]을 기본으로 하는 가운데 일부 단옹식, 3옹식이 있다. 단면 삼각형 점토대토기를 옹관으로 한 광주 신창동, 광주 운남동, 함평 장년리 당하산, 광주 수완 지구 내 장자, 무안 인평 등에서 발견되는 철기 시대 초기의 독무덤은 대부분 횡치 합구식이다. 단옹식으로 당년리 당하산 2호와 3호, 함평 월산리 송산 10호와 11호가 있고, 3옹식은 함평 월산리 송산 8호, 광주 신창동 21호가 있다. 전용 옹관 단계에서는 조합 방식을 추정할 수 있는 것으로 단옹식 84기, 하북식 245기, 3옹식 17기 정도이다.
옹관 형태를 추정할 수 있는 단옹식의 경우, 일상용 옹관이 45기, ‘〉자’ 형 옹관이 14기, U자 형 옹관 17기이다. 실제 대용관으로 사용된 옹관의 다수는 단옹식인 것으로 보아 대용관이 2차장이나 유아용이나 소아용의 옹관으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3옹식은 보편적 조합 방법은 아니며, 해남 부길리의 U자 형 옹관을 제외하면 대부분 철기 시대 초기와 3세기 이후의 이른 시기의 대용관이나 선황리식 옹관에서 보인다. 이러한 점은 이전 시기의 조합 방식의 전통성이 이른 시기의 전용 옹관까지 이어지다가 그 뒤 U자 형 전용 옹관으로 옹관의 형태가 변화되면서 사라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영암 지역과 영산강 유역의 대부분의 독무덤은 나주 반남 고분을 제외하면 출토된 유물이 거의 없는 편이다. 부장품은 영산강 유역 86개 옹관 고분군에서 확인되는데 철기 시대 초기까지는 거의 부장 유물이 없다. 전용 옹관묘의 출토 유물은 토기류, 철기류, 금속류, 장신구류 등으로 구분된다. 주로 토기류와 장신류를 부장하는데, 토기류의 경우 호류가 대부분이고 장신구류로는 옥류가 절대적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백제 지역의 특징 기종인 삼족 토기와 마구, 갑옷 등이 출토된 예가 없고, 신라와 가야 지역에 자주 발견되는 고배의 출토 사례도 드물다.
이른 시기의 저분구 독무덤에서는 이중구연호, 두 귀 항아리, 긴 목 항아리, 광구호 등이 출토되고, 고분구 독무덤에서는 개배, 고배, 병 등의 유물이 많아지거나 새로운 기종이 추가되기도 한다. 특히 영산강 유역의 특징적인 기종인 긴 목 항아리와 유공광구소호는 석실분까지 부장되고 있다. 또한 철기류의 부장은 고분구 독무덤에 집중되는데 철정 부장은 해남 지역의 독무덤에서 두드러진다. 덩이쇠[철정]는 재화나 철기 중간소대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고, 이 지역의 철기부장이 희소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해남 지역은 지정학적으로 대외 교역의 거점 지역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한편 나주 신촌리 9호분에서 출토된 금동관, 금동 신발, 장식대도 같은 위세품은 지역 내의 정치적 위상뿐 아니라 백제와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도 중요한 자료이며, 고분의 분정에서 확인된 원통형 토기는 일본과의 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데에도 중요한 자료이다. 따라서 주구 널무덤의 대상부와 주구에서 확인되거나 소형의 단독분을 사용하는 독무덤에서는 이중구연호, 두 귀 항아리 등이 주로 출토되다가 수평 추가장의 이형 분구가 조성되면서 광구소호와 긴 목 항아리 같은 새로운 기종을 부장하게 된다. 점차 수직 추가장 되는 대형 분구의 축조 단계에서 고배, 병, 개배 등의 부장이 두드러지며 철기류, 금속류, 장신구류와 같은 부장품의 양도 많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