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조선 전기 영주 지역에 지방관으로 부임한 문신.

[개설]

주세붕(周世鵬)[1495~1554]은 1541년(중종 36) 풍기군수로 부임하여 향교를 수리하고, 우리나라 최초의 서원인 백운동서원(白雲洞書院)을 건립하는 등 향촌 교화에 힘썼다.

[가계]

주세붕의 자는 경유(景遊), 호는 신재(愼齋), 시호는 문민(文敏), 본관은 상주(尙州)이다. 고조할아버지인 진사 주유(周瑜)가 고려 멸망 이후 합천에 은거하였다. 증조할아버지는 증 사복시정 주상빈(周尙彬), 할아버지는 증 병조참의 주장손(周長孫), 아버지는 증 이조참판 주문보(周文俌)인데 1501년(연산군 7) 가족들을 이끌고 칠원 무릉리[지금의 경상남도 함안군 칠서면 일대]로 이주하였다. 이후부터 사람들은 주세붕 가문을 ‘칠원주씨’라고 불렀다. 부인은 진주하씨(晋州河氏)와 광주안씨(廣州安氏)이다.

[활동 사항]

주세붕은 18세에 향시에 장원을 하였는데, 답안지를 본 시험관이 주세붕의 문장을 극찬했다고 한다. 1522년(중종 17)에 사마시에 급제하였고, 1522년 겨울 별시문과에 급제하였다. 이후 주세붕은 내직으로 예문관검열·홍문관정자·성균관전적·지제교경연관춘추관 등을 지내며, 주로 서적 관리, 문한, 왕의 자문과 같은 일을 맡았다. 특히 성균관대사성에 올라서는 부화(浮華)한 학문을 일소하고, 실학에 힘쓰도록 유생을 가르쳤다. 또 왕에게는 경연을 통해 기질의 함양, 덕성의 훈도 등 왕의 자질을 충언하였다.

주세붕은 강원도도사·곤양군수·풍기군수·황해도관찰사 등의 여러 외직도 역임하였다. 주세붕은 부임지마다 문교를 일으켜서 풍속을 교화하고 백성의 생활을 구제하는 일에 주력하였다. 그중에서도 특히 풍기군수 재임 시의 행적이 주목된다. 주세붕은 1541년(중종 36) 풍기군수에 부임한 뒤, 안향(安珦)[1243~1306]의 고향인 옛 순흥 지역에 안향을 제향 하는 사묘를 세웠다. 1542년에는 안향의 영정을 이곳에 봉안하고, 학사를 세운 뒤 주자(朱子)의 백록동서원을 본받아 이를 ‘백운동서원’이라 하였다. 백운동서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서원으로 훗날 소수서원(紹修書院)으로 사액된다. 그 외에도 가뭄이 들었을 때 빈민을 구제하는 등 백성의 생활 향상에도 많은 도움을 주었다. 특히 주세붕은 구제를 위해 고향집 곡식까지 풍기로 운반해 오기도 했다. 그 결과 1542년 특별히 가자되었으며, 임기를 마치고 떠날 때 풍기 백성들이 유애비(遺愛碑)를 세우기도 하였다.

[학문과 저술]

주세붕은 1506년(중종 1) 강신효(姜藎孝)로부터 처음 학문을 배웠다. 회재(晦齋) 이언적(李彦迪)[1491~1553]을 스승처럼 받들었으며, 퇴계 이황, 남명 조식 등과 교우 관계를 맺었다. 문집으로 『무릉잡고(武陵雜稿)』와 『신재집(愼齋集)』 2책이 있었으나, 『신재집』은 임진왜란 당시 소실되었고, 현재는 『무릉잡고』만 전한다. 한편 주세붕은 1544년(중종 39) 『죽계지(竹溪誌)』를 편찬하였다. 『죽계지』에는 주세붕이 풍기군수 재임 시절 건립한 백운동서원의 창건 기록과 배향 인물의 전기가 수록되어 있다.

[묘소]

주세붕의 묘소는 경상남도 함안군 칠서면 계내리 저연에 있다.

[상훈과 추모]

주세붕은 백운동서원 건립의 공로가 인정되어 1633년(인조 11) 소수서원에 추향되었다. 그 외에도 해주의 양근서원(陽根書院), 함안의 덕연서원(德淵書院), 합천의 도연서원(道淵書院)에 제향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