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88000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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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沙丘 |
영어공식명칭 | Sand Dune |
이칭/별칭 | 모래 언덕,술등 |
분야 | 지리/자연 지리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충청남도 보령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최원회 |
[정의]
충청남도 보령시에서 모래가 바람에 의해 운반·퇴적되어 형성된 지형.
[개설]
보령 지역은 차령산맥의 말단부가 서해와 접하는 곳이라 해안선의 굴곡이 심하며, 곶(串)[바다 쪽으로, 부리 모양으로 뾰족하게 뻗은 육지]과 만입(灣入)[강이나 바다의 물이 활등처럼 뭍으로 휘어듦.]이 발달해 있다. 특히 곶에서는 암석 해안과 함께 모래 해안이 넓게 분포한다. 모래 해안에서 나타나고 물에 잠기지 않는 언덕인 사구(沙丘)는 보령 지역에서 ‘술등’이라고 불리며, 주민 생활과 많은 관련이 있다.
[생태]
사구는 지하수가 없고 척박하여 농사에는 이용되지 않았지만, 방풍림 조성을 통해 바닷바람을 막아 주며 바다와 육지 사이의 점이지대(漸移地帶)[서로 다른 지리적 특성을 가진 두 지역 사이에서 중간적인 현상을 나타내는 지역]로서 주민의 거주 공간인 육지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였다.
그러나 관광 산업과 토목 기술의 발달, 유리 원료의 수요 등으로 보령 지역의 사구는 곳곳에서 원형을 잃어가게 되었다. 일부는 유리 원료로 채취되었으며, 일부는 해수욕장으로 개발되어 취락과 펜션 등이 들어섰고, 일부는 연안 침식을 막기 위해 해안사구 전면에 축대를 쌓았다. 원형을 잃은 사구는 해수욕장으로 이용되는 사빈(沙濱)[모래가 많이 퇴적한 해안 지형]의 침식을 가속화할 뿐만 아니라 해안 자체를 불안하게 하는 하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간석지, 사빈, 사구, 사취(沙嘴)[모래가 해안을 따라 운반되다가 바다 쪽으로 계속 밀려 나가 쌓여 형성되는 해안 퇴적 지형. 한쪽 끝이 모래의 공급원인 육지에 붙어 있는 것이 특색이다.] 등 해안 퇴적 지형의 성장과 유지에는 퇴적물의 계속적인 공급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러나 해수면이 현재 수준으로 유지되면서부터 약 6,000년 동안 풍화 산물의 공급을 받아왔기 때문에 현재는 바다로의 육상 퇴적물 유입량은 감소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의 사빈, 사구 등에는 퇴적물이 공급되는 양보다 파랑에 의해 씻겨나가는 양이 더 많아서 보령시의 전 해안에 걸쳐 해안 퇴적 지형은 후퇴하고 있다.
[형성 과정]
보령 지역의 사구는 해안사구에 해당하며, 해안사구는 크게 바람에 의해 형성된 사구와 식생에 의해 형성된 사구로 구분할 수 있다. 바람은 장애물이 없는 도서, 해안, 평야, 산정에서 강하게 분다. 강풍이 바다를 지나 불어오는 해안 지방의 주민들은 이에 대비한 시설과 장치를 다양하게 구축한다. 바닷바람을 막기 위해서는 흔히 방풍림을 마을과 농경지 인근에 조성하는데 모래 이동이 심한 곳에서는 방풍림도 모래에 묻힌다.
해안사구의 곰솔숲[해송]은 거의 모두 방풍림 역할 수행을 위해 조성된 것이다. 또한 조간대(潮間帶)[만조 때의 해안선과 간조 때의 해안선 사이의 부분]에 서식하는 생물도 모래가 바람에 날리는 것을 돕는다. 서식 생물 중 콩게는 해안에 수많은 모래 뭉치를 생성하는데, 모래 뭉치는 바람에 구르기 쉽고 건조하여 해안사구의 발달에 유리한 조건을 제공한다.
해안사구는 탁월풍(卓越風)[어느 지역에서 어떤 시기나 계절에 따라 특정 방향에서부터 가장 자주 부는 바람]의 영향을 지배적으로 받으면서 형성되며, 한국의 탁월풍은 겨울 북서 계절풍이다. 북서 계절풍은 시베리아 고기압이 세력을 떨칠 때 위력이 대단하며, 서해안에서는 바람이 바다 위를 불어오기 때문에 풍속이 빠르게 나타난다. 사빈에서 해안사구로 이동한 모래가 새로운 더미를 형성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는 시기도 북서 계절풍이 서해상에서 강력하게 불어올 때이다.
바람으로 인한 모래의 운반 작용은 접지층의 기류 움직임에 따라 달라지고, 기류의 움직임은 지표면 성질에 따라 달라진다. 해안사구에는 바닷물이 도달하지 않아 식생이 정착하며, 식생은 발아와 성장을 통해 지표면의 요철을 증가시킴으로써 모래의 집적을 돕는다. 사구의 형태는 모래의 집적 양상에 의해 좌우되므로 식생의 종조성(種造成)과 빈도, 밀도, 피복도는 사구의 발달 과정에서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해안사구의 식생은 모래 이동을 둔화·저지시켜 지표의 안정에 기여하기도 한다.
해안사구는 지면이 식생으로 덮여 있으면 안정적인 형태를 유지한다. 충청남도 지방의 해안사구에서는 넓고 깊게 뻗어나가는 근경을 갖춘 사초과(莎草科)의 사초속(莎草屬) 식물이 선구종(先驅種)[천이의 초기에 초목이 없는 발가벗은 땅에 처음으로 침입해서 토착하는 수종]에 해당한다. 특히 개체의 크기가 작은 통보리사초는 갈색 섬유에 싸인 가죽질의 굵은 지하부를 모래 속에 깊이 박고 있어 적은 양분으로도 모래 이동이 활발한 상황을 견뎌 낸다.
해안사구에서 선구종이 번성함에 따라 모래의 이동이 억제되고 낙엽과 유기물이 쌓이면 통보리사초, 좀보리사초 군락과 함께 갯완두, 갯방풍, 갯잔디가 정착한다. 사구에 해당화가 출현하는 것은 지표면이 안정 상태에 도달할 무렵부터이다. 사구 식생으로 띠를 포함하여 억새, 사철쑥이 등장하면 모래 이동이 거의 정지되고 해안사구는 성숙한 단계에 접어든다.
구릉지와 인접한 해안사구에서는 떡갈나무의 숲이 들어서기도 한다. 그러나 보령 지역의 해안사구와 배후의 구릉지는 거의 전부 곰솔숲으로 구성되어 있다. 해안사구의 곰솔숲은 천이를 거쳐 극상식생(極相植生)[주어진 환경 조건에서 발달할 수 있는 최고 한계까지 발달한 식물의 집단]으로도 들어서지만, 대부분은 바람과 비사(飛砂)를 막기 위해 일제 강점기 이후 인공림으로 조성된 것이다.
[분포 및 특징]
보령 지역의 사구는 외해(外海)로 열려 있는 모든 해안에서 예외 없이 나타난다. 홍성군 광천읍으로 통하는 만(灣), 대천천 하구, 웅천천 하구의 갯벌 지역을 제외한 전 지역에 분포하고 있다. 특히 대천해수욕장에서 부사방조제에 이르는 해안은 대부분이 사빈이나 사구로 이루어져 있는데, 바다로 흘러드는 웅천천의 유량이 풍부하고 경사가 급하여 많은 모래를 운반했기 때문이다. 웅천천 하구 근처까지 하천 바닥에 자갈이 퇴적된 것으로 보아 자갈보다 입자가 작은 모래는 모두 바다까지 운반되었고, 조류에 의해 남북으로 이동하여 퇴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웅천읍 사구]
웅천읍 관당리 무창포사구는 길이 약 500m, 폭 약 100m의 사구이다. 북쪽에 있는 산줄기가 바다로 돌출되어 암석 해안을 형성하였고, 남쪽에는 작은 섬이 돌출되어 있어 반달 모양으로 존재한다. 사구와 사빈 사이에는 축대를 쌓고 축대 위에는 도로가 개설되었으며, 바다 쪽 급경사지에는 해송 방풍림이 조성되었다.
웅천읍 관당리 무창포해수욕장사구는 길이 약 1.2㎞, 폭 약 70m의 사구이다. 외해에 열려 있어 북서 계절풍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다. 바다로 통하는 두 골짜기 입구에 사구가 형성되었고, 골짜기는 모두 논으로 개간되었다. 1990년대에 구획 정리와 함께 개발이 진행되면서 사구가 훼손되기 시작하였다. 훼손을 막기 위해 경사진 구조물을 설치하여 바람에 날려온 모래가 퇴적되긴 하지만, 육지의 모래가 바다로 공급되지 않고 있다.
웅천읍 소황리 소황사구는 길이 약 2.3㎞, 폭 약 200m의 사구이다. 사구 남쪽에는 경사가 급한 웅천천이 흘러들어 모래를 공급했을 것으로 보이며, 북서 계절풍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위치로 인해 대규모의 사구가 형성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주변 조간대, 사빈, 사구에 모래가 퇴적되어 있다. 소황리 지역은 원래 북쪽과 남쪽에 낮은 산지가 돌출하여 있었고, 돌출된 산지에 이어 사취와 사구가 발달하여 석호(潟湖)가 형성되었다. 석호는 점차 간척되어 대하 양식장으로 개발되면서 제방을 축조하여 사구와 연결되었다.
[천북면 사구]
천북면 사호리 아랫사쟁이사구는 길이 약 100m, 폭 약 50m의 작은 사구이다. 남북으로 산이 돌출해 있고 골짜기 입구를 사구가 막고 있다. 사구의 안쪽에 있는 습지와 골짜기는 모두 논으로 개간되었다.
천북면 사호리 아랫널문이사구는 길이 약 200m, 폭 약 70m의 사구이다. 사구의 동쪽에 형성된 골짜기는 모두 논으로 개간되었다. 사빈 아래 조간대에는 자갈이 많이 노출되어 있고, 사빈과 사구 사이는 약 2m의 석축이 쌓여 있다. 사구 위에는 가옥과 축사가 들어서 있고 주변은 밭으로 경작되고 있다. 아랫널문이사구는 축대에 의해 사빈과 단절되어 완전히 개발되어 있다.
천북면 사호리 여르무니사구는 길이 약 200m, 폭 약 50m의 사구이다. 사구와 사빈 사이에 축대가 있어 모래 이동을 차단하고 있다. 사구의 모래에는 다량의 패각(貝殼)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볼 때 바람에 의해 운반된 모래와 폭풍에 의해 운반된 모래, 패각 등이 혼재된 것으로 보인다.
천북면 사호리 직개사구는 길이 약 400m, 폭 약 100m의 사구이다. 사구의 남쪽 지역에는 축대 아래에도 바닷물이 미치지 못하는 구간이 있어 사구 식물이 자라고 있다. 사빈과 사구 사이에 모래로 높은 둑을 쌓고, 둑 밖으로도 석축을 만들어 사구의 침식을 막고 있다.
천북면 학성리 염생이사구는 길이 약 900m, 폭 약 50m, 높이 4m의 사구이다. 사빈과 사구 사이에 축대가 축조되어 있다. 축대로 사빈과 격리된 사구에는 사구 식물과 일반 식물이 혼재되어 있는 상황이다.
천북면 학성리 밤섬사구는 길이 약 600m, 폭 약 70m의 사구이다. 본래 밤섬사구로 밤섬과 육지가 연결되고 밤섬 남동쪽으로 바닷물이 들어왔으나, 간척 사업으로 인하여 사구의 동쪽은 논으로 개간되고 사구의 서쪽만 바다에 열려 있다. 사빈의 하부는 자갈이 많고 해안선 부근에 약간의 모래가 있을 뿐이다.
[남포면·주교면 사구]
남포면 월전리양항리사구는 길이 약 3.1㎞, 폭 약 450m의 사구이다. 남포간척지 제방 축조로 인해 모두 논으로 둘러싸여 있다. 일반적인 사빈 배후의 사구 모습은 볼 수 없으며, 다만 모래층이 확인되어 과거 사구였음을 말해 주고 있다. 사구의 전 지역에 해송, 리기다송[Pinus rigida Mill] 등으로 이루어진 방풍림이 있었으나, 곳곳에 축사·농경지·재활용 처리 공장 등이 들어서면서 훼손되었다.
남포면 월전리 용머리사구는 길이 약 600m, 폭 약 100m의 사구이다. 북쪽에 돌출된 산줄기와 남쪽에 돌출된 산줄기 사이에 형성되어 있다. 사빈과 사구 사이에 축대를 쌓아 사구의 침식을 막고 있으나, 사빈이 침식되고 있다. 사구는 해송 숲으로 둘러싸여 안정적이며, 사구에 인접한 마을은 대나무를 방풍림으로 삼아 모래와 바람을 막고 있다.
주교면 송학리사구는 길이 약 200m, 폭 약 50m의 사구이다. 안산과 안산고래마을 사이는 가느다란 산줄기로 이어져 있는데, 산줄기 위에 형성된 사구이다. 사구에는 가옥이 들어서 있지만, 사구 특성이 잘 나타나 있고 사구 식물도 관찰된다.
[남곡동·신흑동 사구]
남곡동 장벌사구는 길이 약 250m, 폭 약 50m의 사구이다. 북서쪽으로 열려 있어 겨울철에 북서 계절풍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다. 사구 안쪽에는 장벌마을이 들어서고 해송으로 방풍림이 조성되었으나, 해안 도로가 개통되면서 사구의 대부분이 도로가 되었고, ‘장벌’이라는 지명만 존재한다.
신흑동 대천해수욕장사구는 길이 약 3.2㎞, 폭 약 100m의 사구이다. 모래층 하부에는 자갈과 거친 굴 껍데기로 이루어진 층이 나타나는데, 만조선(滿潮線) 근처의 높이에 나타난다. 층의 최상부는 콘크리트처럼 고화(固化)되어 있는데, 상부의 패각 모래층에서 빗물에 녹아내린 석회 성분이 지하수면 근처의 층에서 다시 침전되어 응고된 것이다. 자갈층 위로는 고운 모래층으로 이루어진 사구를 형성하고 있다. 고운 모래층은 모두 다량의 패각을 함유하고 있다. 만조선 부근에서의 패각 비율은 62~70%인데, 사구를 구성하고 있는 모래에도 패각이 비슷하게 섞여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천해수욕장사구는 취락과 도로, 시멘트 구조물 등으로 모래의 이동이 단절되었으며, 사구 식물도 찾아보기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