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110218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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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의미역 | The Tale of Horse's Grave |
이칭/별칭 | 「마총(馬塚)」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충청북도 음성군 소이면 갑산리 |
집필자 | 이상임 |
[정의]
충청북도 음성군 소이면 갑산리에 있는 무덤과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충청북도 음성군 소이면 갑산리 살구고개에서 남쪽으로 600m 쯤 떨어진 너치살이라고 불리는 산마루에 무덤 하나가 있는데, 마을 사람들은 이 무덤을 말무덤[馬塚]이라고 한다.
[채록/수집상황]
충청북도 음성군 소이면 갑산리에 전승되어 오는 이야기로, 1982년 발행된 『전설지』에 수록되어 있다.
[내용]
1592년(선조 25) 임진왜란 당시 권길(權吉)은 경상도 상주판관으로 있었다. 상주에서 왜군과 치열한 접전을 치루고 있던 권길은 사태가 위급해지자 입고 있던 옷을 벗어 그 옷에 혈서로 유서를 남겼다.
내용은 ‘나라가 왜적에게 수모를 당하여 국운이 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인 것을 눈앞에 보게 되니, 이 나라에서 삶을 이어받아 조상의 넋을 이어받고 살아오던 내가 분통하고 억울한 마음 이를 데 없어 바야흐로 앞날이 캄캄하도다. 이에 나는 받은 국록의 대가를 다하려 이곳에서 끝까지 싸우다가 죽고자 한다. 내가 죽으면 시체를 찾기 어려울 것이니 이 옷을 가지고 장사를 지내라’는 것이었다.
권길은 유서를 적은 옷을 말의 입에 물린 후, 채찍으로 한 번 후려치며 본가로 달리라고 호령하였다. 이에 말은 허공을 향해 크게 한 번 두 발을 올리고 난 후, 당시 권길의 사저가 있던 음성군 소이면 동역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같은 시각, 조선군의 진중에서 입에 무언가를 물고 달려 나오는 말 한 필을 본 왜적들은 청군을 요청하는 전령 말이 틀림없다고 짐작하고, 말을 향해 일제히 조총을 쏘아댔다. 몇 발이나 총탄을 맞아 피를 흘렸으나 말은 질풍처럼 권길의 집을 향해 내달렸다.
권길의 말이 피투성이가 된 채 입에 옷을 물고 권길의 집으로 들어오자 이를 본 하인이 깜짝 놀라며 말의 입에서 옷을 빼내려 했으나 말은 고개를 옆으로 저으며 건네주려 하지 않았다. 이에 권길의 부인 창원박씨가 앞치마를 펼치고 말 앞에 들이대니 말은 비로소 물고 있던 옷을 앞치마에 내려놓았다. 그리고는 신음 소리를 내며 산기슭으로 달려가 그곳에 쓰러져 숨을 거두었다.
유족들은 갑산리에서 충도리 윗볕돈[上陽錢]으로 넘어가는 덕고개[德峴] 오른쪽 양지바른 산마루에 정좌(丁坐)하여 권길의 시신 대신 혈서 적힌 옷을 장사 지냈다. 이와 함께 유족과 마을 사람들은 주인의 유서와 유물을 본가에 전하고 죽어간 충성스런 말을 기리기 위하여 말이 쓰러진 자리에 말을 묻어 주었다. 이 무덤을 일컬어 ‘말무덤’이라고 하며, 권길의 후손들은 해마다 벌초를 해오고 있다.
[모티프 분석]
설화나 전설에는 충성스런 명마(名馬)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전승되고 있는데, 이 「말무덤」 이야기도 전쟁터에서 죽은 주인의 피 묻은 유서를 가지고 천릿길을 달려 고향집에 전해 준 충성스런 말과 관련한 모티프로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