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충청북도 제천 지역에서 청동기로 도구를 만들어 쓰던 시대.

[개설]

청동기 시대는 신석기 시대에 뒤이어 나타나는데, 청동으로 도구를 만들어 쓰기 시작한 때로부터 철기 연모가 나타나기 이전까지를 말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청동기 시대는 청동 유물보다는 무문 토기와 간석기로 대표되며, 고인돌과 선돌이 청동기 시대의 표지 역할을 한다. 청동기 시대가 되면 생업 경제에서 농사짓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며, 그에 따라 마을의 규모가 커지고 공동체 생활에서 우두머리가 등장하기도 한다. 그러한 증거로는 우리나라 각 지방에 많이 남아 있는 고인돌을 들 수 있다. 제천 지역에는 청동기 시대 사람들이 남긴 집터와 고인돌 그리고 선돌이 여러 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집터 유적]

제천 지역에서는 청동기 시대 집터 유적이 곳곳에서 발견되었다. 제천시 청풍면 양평리를 비롯해 계산리, 광의리, 수산면 능강리 등이 대표적 집터 유적이다. 양평리 유적은 서울대학교 박물관이 충주댐 수몰 지구에서 발굴하였는데, 집터의 경우 긴 타원형 평면에 집 안에는 바닥을 파고 자갈을 둘러 만든 화덕이 있었다. 이곳에서 나온 유물로는 돌검·돌도끼·그물추 등 석기류와 무문 토기·구멍무늬 토기·붉은 간 토기 등 질그릇들이 있다. 양평리 집터는 연대 측정을 통해 기원전 8~9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능강리 유적은 2000년 세종대학교 박물관에서 발굴하였는데, 이곳에는 집터와 고인돌이 있어 청동기 시대 주거와 환경에 대한 아주 중요한 자료를 제공하였다.

[고인돌과 선돌]

고인돌은 우리나라 청동기 시대를 대표하는 거석 기념물이다. 우리나라 전국 각지에는 수만 기의 고인돌이 있으며, 제천 지역에도 수십 기의 고인돌이 발견 또는 발굴되었다. 제천 지역 고인돌은 청풍면 황석리·계산리·양평리·진목리, 한수면 함암리, 송학면 도화리, 봉양읍 명도리, 수산면 능강리 등에 몇 기 또는 몇 십 기가 모여 있다.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황석리 고인돌군이다.

황석리 고인돌군은 1962년에 국립박물관에서 18기를 발굴한 적이 있고, 그 후 충주댐 수몰 지구 문화 유적 발굴 조사에서 충북대학교 발굴단이 다시 26기를 발굴하였다. 황석리 고인돌군은 남한강 변 해발 103m 높이의 충적지 600m 거리 안에 놓여 있으면서 세 곳에 떼를 이루고 있었다.

무덤 형식은 돌널을 만들고 그 위에 큰 돌을 얹어 놓은 모습이며, 무덤 안에서 나온 돌검·돌도끼·무문 토기 및 사슴 뼈·소뼈, 돼지 이빨들이 나와 장례 의식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무덤 안에서 나온 네 명의 사람 뼈는 분석 결과 20~30대 남성들로 밝혀졌다.

선돌은 고인돌과 함께 짝을 이루기도 하고, 때로는 마을 어귀에 표식으로도 세우는 거석 기념물이다. 제천 지역의 선돌은 청풍면 황석리, 봉양읍 마곡리, 금성면 월굴리, 송학면 입석리 등에서 발굴 조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