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602380 |
---|---|
한자 | -由來 |
영어음역 | Jirisani Gwiyangon Geotgwa Baemsagorui Yurae |
영어의미역 | Exile of Jirisan Mountain and the Origin of Baemsagol Valley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전라북도 남원시 산내면 |
시대 | 조선/조선 전기 |
집필자 | 주경미 |
[정의]
전라북도 남원시 산내면 반선리에서 전해 내려오는 반선과 뱀사골의 지명유래담
[개설]
지리산이 걸쳐 있는 경상남도 함양과 전라남도 구례, 전라북도 남원에는 이성계와 관련한 전설이 많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뱀사골의 유래」는 이성계의 개국을 반대하던 지리산 산신령이 이성계가 등극한 뒤 귀양을 가게 되면서 전개되는 신이담이면서 변신담에 속하는 이야기이다.
[채록/수집상황]
1979년 5월 1일 전라북도 남원시 산내면 반선리에서 최래옥이 채록하여, 1980년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서 발간한 『한국구비문학대계』5-1에 수록하였다. 제보자는 배경순(남, 65세)이다.
[내용]
이성계가 왕으로 등극하려고 할 때, 다른 산신령들은 다 허락했는데 지리산 산신령만은 허락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성계는 경상도에 있던 지리산을 전라도로 귀양 보냈다. 그 지리산 반선에 옛날에는 커다란 절이 있었다. 지리산의 다른 골짜기에도 절이 몇 군데 있었으나 반선의 절만 유독 번창하였다.
그런데 어느 해 섣달 그믐날 저녁에, 뜬금없이 하늘에서 선녀가 내려오더니 스님 한 명을 싸가지고 올라갔다. 스님들이 생각하기에, ‘우리 절이 좋으니까 신선이 돼서 올라가는가 보다’ 했다. 그런데 이듬해 또 선녀가 내려와 스님을 싸가지고 올라갔다.
그렇게 여러 해를 계속해서 스님들이 하늘로 들려 올라가는데, 남은 스님들이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선녀에게 들려 올라간 스님들의 순서가 나이순이었다. 이제 스님들은 올해는 누가 올라가느니, 내년에는 누가 올라가느니, 나는 몇 년 남았느니 등등의 이야기를 했다. 다들 신선이 된다는 생각에 마음이 설레었다.
그러다가 한 스님의 차례가 되었다. 신선이 되어 하늘로 올라갈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때, 이 스님은 어릴 적 동문수학했던 친구를 만나 보기로 하였다. 스님의 친구는 정승이 되어 있었다. 한양으로 올라간 스님은 정승 친구를 만나서 그 동안의 이야기를 하고는, 이제는 자기 차례가 되었는데 떠나기 전에 친구가 보고 싶어서 왔노라고 했다.
정승 친구는 가만히 듣고 있다가 장삼을 한 벌 지었다. 장삼을 지으면서 삼베 옷감에 비상을 버무렸다. 한 겹을 그렇게 하고는 또 다른 한 겹에도 비상을 버무려 중장삼을 두툼하게 만들었다. 그러고는 스님이 떠날 때 두툼하게 만든 장삼을 주면서 하늘로 들려 올라갈 때 꼭 그 장삼을 입으라고 하였다.
장삼을 받아들고 절로 내려온 스님은 섣달 그믐날을 기다리고 있었다. 드디어 그 날이 되어서 두툼한 장삼을 입고 앉아 있으니 과연 하늘에서 서기가 내리더니 선녀가 와서 스님을 싸가지고 올라갔다. 주변의 다른 스님들은 축원을 하였다.
이튿날 뱀사골 안에서는 하늘이 무너지는 소리, 산천이 다 어긋나는 것 같은 엄청난 소리가 났다. 사람들은 너무나 무서워서 문을 열고 나올 수조차 없었다. 하루 저녁 하루 낮을 그렇게 하더니 조용해졌다. 사람들이 하늘이 무너졌나, 산천이 무너졌나 궁금해 하며 밖으로 나와 보니 물가에서 핏물이 흐르고 있었다.
그 핏물을 따라 사람들이 올라가 보니 뱀소 둔덩이에서 핏물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가보니 이무기가 죽어 있었다. 이상해서 이무기의 배를 갈라 보니 장삼을 입은 스님이 들어 있었다.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는 조화를 부린 이무기였던 것이다. 이무기가 사람을 잡아먹으려고 선녀로 변하여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처럼 했던 것이다. 이렇게 이무기가 지리산에서 사람을 잡아먹은 것은, 지리산을 지키는 산신령이 귀양을 가고 없었기 때문이다.
그 뒤로 절은 쇠퇴하기 시작했다. 이무기한테 스님들이 잡아먹혀서 스님의 수도 줄었을 뿐만 아니라, 신선이 되어 하늘로 올라가는 줄 알았는데 이무기한테 잡아먹힌 것이었으니 남은 스님들도 힘이 날 리가 없었다.
하루는 대처 중이 이무기를 죽게 한 스님의 친구인 정승을 찾아갔다. 이무기가 죽은 일을 자세히 얘기하니, 정승은 절을 불로 다 태워 버리고 그 골짜기를 반선(返仙), 곧 신선이 되어 올라간 곳이라고 부르라고 했다. 뱀사골이란 말은 뱀(이무기)이 죽었다는 데서 유래가 되었다.
[모티브 분석]
「뱀사골의 유래」의 기본 모티브는 이무기의 변신이다. 이무기는 물 속에 사는 큰 구렁이인데, 용이 되려다 되지 못했기 때문에 인간을 잡아먹는 등 인간에게 해코지를 한다. 이 이무기는 사람의 모습으로 변신하여 사람을 속이기도 한다. 「뱀사골의 유래」에서는 선녀로 변하여 사람을 잡아먹는다. 이무기의 속임수는 여러 해 반복되는데, 이는 이무기의 능청스러움에서 기인한다. 결국 이무기를 알아본 정승의 지혜로 이무기는 죽음을 맞이하고, 이를 계기로 절도 쇠퇴하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