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1000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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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문화·교육/문화·예술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
지역 | 충청남도 서산시 해미면 동문1길 36-1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이해준 |
서산 해미읍성 | 충청남도 서산시 해미면 읍내리 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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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충청남도 서산시 해미면 읍내리 해미읍성에서 매년 6월에 개최되는 역사 문화 축제.
[개설]
해미읍성 축제는 서산시에서 2000년부터 매년 6월에 개최하는 지역 축제로 해미읍성을 중심으로 서산 일대에서 일어난 역사적 사건과 문화재, 민속 그리고 주요 인물들을 소재로 하고 있다. 이 축제의 가장 큰 특징은 옛날 병영성의 특성을 살린 국내 유일의 ‘병영 체험 축제’라는 것이다. 축제 참가자들은 조선 시대의 생활과 문화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분위기 속에서 관아 체험, 장터 체험, 형틀·옥사 체험, 군영 체험, 민속놀이 체험, 민속 공연 체험 등 다양한 체험을 통해 조선 시대로의 여행을 떠날 수 있다.
[서산의 역사와 문화를 축제의 콘텐츠로 활용하다]
해미읍성은 가야산을 병풍으로 삼고, 바닷물이 깊숙하게 휘어져 들어오는 천수만 입구에 자리 잡고 있다. 해미 지역은 예부터 이런 천혜의 자연 조건 속에서 풍부한 농산물과 수산물을 생산해 왔다. 뿐만 아니라 인근에는 서산 마애삼존불이나 서산 보원사지 같은 우리의 귀중한 문화유산도 오롯이 품고 있다.
조선 시대 해미읍성은 충청 서북부 지역의 중요한 군사적 거점이자 해미현의 중심지로 다양한 역사적 사건의 무대로 등장하는 곳이다. 해미는 서해안에 인접하고 교통이 발달한 지리적 조건 덕분에 조선 전기에 충청병마절도사영(忠淸兵馬節度使營)이 설치되었다. 조선 전기 충청 지역 육군의 최고 지휘부로서 권위와 상징성을 지녔던 해미의 충청병영성은 해미읍성에서 230여 년 간 존속하였다. 이곳의 주요 임무는 고려 후기부터 끊이지 않았던 왜구의 침략에 대처하고, 고려 시대 때는 개성으로, 조선 시대 때는 한양으로 향하던 조운선을 보호하는 것이었다.
1652년(효종 3) 병영이 청주로 옮겨 간 후에도 곧바로 호서좌영(湖西左營)이 설치되어 해미는 여전히 서해안을 지키는 중요한 군사적·전략적 요충지로서의 역할을 담당하였다. 동시에 해미현의 치소가 자리 잡은 행정성의 기능도 추가되었다.
해미읍성과 관련된 역사적 소재는 그밖에도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가장 도드라지는 특징은 천주교 성지라는 점이다. 조선 후기 우리나라에 천주교가 유입되고, 이것이 사학(邪學)으로 규정되면서 천주교 신자에 대한 박해가 대대적으로 가해졌다. 1810년부터 1820년대까지 내포 지역 천주교 신자들 대부분이 해미읍성에서 처형되었는데 그 수가 3,000여 명이나 되었다. 그 이유는 해미읍성에 토포사를 겸하는 영장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해미읍성에는 당시 처참한 박해의 흔적으로 호야나무와 자리개돌 바위 등이 남아 있다. 이런 이유로 해미읍성은 천주교 성지로 지정되었으며, 수많은 신자들이 이곳을 방문하여 천주교 순교자들의 고난을 되새기고 있다. 그 밖에도 해미읍성은 개항기 의병 활동과 동학 농민 운동의 주요 집결지로서, 역사적 순간들마다 주요 거점으로 활용되었다. 이런 모든 배경이 해미읍성 축제의 소재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해미읍성 축제는 이처럼 역사적 소재를 콘텐츠로 활용함으로써, 관광객과 지역 주민들에게 조선 시대의 문화 체험을 제공하며, 동시에 서산의 역사 및 전통을 알리는 계기로 삼고 있다.
해미읍성 축제는 축제 참가자들에게 체험과 교육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제공한다. 체험은 조선 시대의 모습을 재현한 장터에서 옛날 엽전을 사용해 음식을 사 먹는다든지, 전통 의상을 입고 조선 시대 군인이 되어 보는 것, 서산의 전통놀이인 박첨지놀이와 지점놀이를 체험해 보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은 병영 체험이다.
교육을 위해서는 축제장 곳곳에 교육용 패널을 전시하고, 학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안내 전단지를 마련해 놓았다. 이렇게 함으로써 참가자들로 하여금 축제도 즐기고 교육적인 효과도 거둘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다. 해미읍성 축제는 이처럼 해미읍성이라는 유적지를 축제의 마당으로, 서산의 역사, 문화, 민속을 축제의 소재로 자연스럽게 활용하고 있다.
[해미읍성 축제의 볼거리, 즐길거리]
해미읍성 축제는 서산을 대표하는 축제로, 서산시가 주최하고, 별도의 기구인 해미읍성축제추진위원회가 주관한다. 지역 공동체의 주인공인 서산 사람들도 축제에 참여하여 함께 즐긴다. 해미읍성 축제는 지역민들의 즐거운 놀이마당일 뿐만 아니라 대외적으로는 서산을 홍보하는 장이며, 지역 경제 발전에도 적지 않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2000년 시작된 이후 성황리에 개최되고 있는 해미읍성 축제의 주요 행사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출정식을 시작으로
축제는 조선 전기 해미읍성에 설치된 충청병마절도사영의 출정식으로 시작을 알린다. 조선 시대 장군과 병사 복장을 한 300여 명이 엄숙하면서도 화려하게 가두 행진을 하며 조선의 군사 행렬을 보여 준다. 공식 행사인 고유제(告由祭)를 지내고 읍성 안으로 들어가면 넓은 성내에 조선 시대 장터를 재현한 난장이 펼쳐지고, 전통 의상을 입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입구에서는 현금을 엽전으로 바꾸어야만 읍성 안에서 먹거리와 공예품을 사고파는 것이 가능하다. 이는 방문객들에게 최대한 조선 시대와 비슷한 환경과 조건을 제공함으로써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하나의 장치이다.
2. 하나도 놓칠 수 없는 축제의 행사들
성안 곳곳에서는 개별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관람객이 직접 전통 의상을 입고 참여할 수도 있다. 전통 의상과 관련해서는 2005년 ‘해미읍성 역사 패션쇼’라는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관람객들의 커다란 호응을 얻기도 하였다.
해미읍성 축제의 주요 행사는 해미현 관아의 ‘옥사 체험’과 천주교 박해 때 죄인 압송과 처형 장면 퍼포먼스를 들 수 있다. 또 ‘조선 시대 병사(兵士)의 하루’라는 주제로 병영 체험 학교도 운영한다. 이처럼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여 스스로 주인공이 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군사 교열 훈련이나 무술 체험, 병영 체험 학교 등은 해미읍성이 충청병마절도사영과 호서좌영의 역할을 수행했던 역사적 사실을 소재로 한 것이다.
복원된 관아에서는 마당놀이가 펼쳐진다. 예술인들이 주최가 되어 벌이는 공연으로, 내용은 해미읍성의 병영 문화나 천주교 박해 장면을 각색한 것이다. 역사 문화적 소재를 활용한 공연은 관람객들로 하여금 조선 시대로 돌아가 역사적인 사건 현장에 실제 있는 듯한 기분에 젖어들게 한다. 그 밖에 난장 씨름 대회와 연날리기와 같은 민속 문화 체험이 상설로 운영되고, 전통 무용과 보부상 난전 놀이, 그리고 서산의 대표적인 무형 문화재인 서산 박첨지 놀이가 공연되기도 한다. 가족이 참여하여 실력을 겨루는 성 쌓기 대회라든지 민속 5종 경기, 조선 시대 무림 고수 선발 대회도 볼 만하다.
서산시 농산물 직거래 장터, 안견 문화제, 전통 혼례식도 함께 열려 해미읍성 축제를 더욱 풍성하게 해준다. 근래에는 해미읍성뿐만 아니라 서산 마애삼존불상, 서산 보원사지, 여숫골 천주교 성지 등 주변 유적지와의 연계된 프로그램도 개발되었다. 국내외 천주교 신자를 대상으로, 내포 지역에 산재한 성지들을 연계한 순례 여행 문화 답사 및 추모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