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9000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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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佛敎 |
분야 | 종교/불교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
지역 | 전라북도 순창군 |
집필자 | 배옥영 |
[정의]
전라북도 순창 지역에서 석가모니를 교조로 하여 활동하는 종교.
[개설]
순창 지역은 전라북도의 남부 중앙에 위치한 군으로, 동쪽으로는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남원시와, 서북쪽으로는 호남정맥의 주능선을 경계로 정읍시와, 남쪽으로는 전라남도 장성군·담양군·곡성군과, 북쪽은 임실군과 인접하고 있다. 주로 회문산(回文山)·장군봉(將軍峰)·여분산(如紛山)·깃대봉·국사봉(國師峰)·내장산(內藏山)·백방산(栢芳山) 등 명산의 산악을 끼고 발전하였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섬진강이 군 동부로 흐르며 주변에 비교적 넓은 충적 평야를 이루고 있어 산과 들이 지역 문화와 경제를 연결하는 중요 메카로서의 기능을 하였다. 이러한 자연 지리적 배경 속에 곳곳에서 아름다운 산세를 끼고 널리 발전한 불교문화의 흔적을 보여주고 있다.
[변천]
순창 지역에 불교가 처음 유입되어 사찰이 세워진 시기는 7세기 반경 전라북도 지방에 불교 유입이 확대되면서부터이다.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이나 『여지도서(輿地圖書)』의 기록에 의하면 7세기 반경 순창에 취암사와 서룡사가 있었다고 기록하고 있으나 자세한 것은 알 수 없다. 정확한 기록에 의하면 634년(무왕 35)에 숭제 법사(崇濟法師)가 구암사(龜巖寺)를 창건하였다. 그리고 887년 신라 말 진성 여왕(眞聖女王) 원년에 도선 국사(道詵國師)가 불교 전파를 위해 전국을 다니며 수행을 하였고, 전라북도 지역을 유람하면서 산 좋고 물 좋은 풍수지리적으로 빼어난 지역을 찾아 불사를 하던 중 순창군 팔덕면(八德面) 청계리(淸溪里) 광덕산(廣德山) 줄기에 호남의 금강산으로 천태만상의 기암절벽과 굽이굽이 맑은 물이 사철 흐르는 천고(千古)의 빼어난 절경에 강천사(剛泉寺)[고명은 복천사(福泉寺)]를 창건하였다. 이를 시작으로 순창 지역의 불교문화가 펼쳐지기 시작했다. 당시 강천사를 중심으로 호국 사상과 개인적인 기복 신앙 및 인과응보적 업설이 불교의 전생설과 습합되어 매우 빠르고 깊숙하게 뿌리내리게 되었다. 강천사에 소속된 암자로는 명적암(明寂菴)·연대암(蓮臺菴)·용대암(龍臺菴)·왕주암(王住菴)·지적암(智積菴)이 있었다. 이중 왕주암은 고려 태조(太祖)[918~943 재위]가 후삼국(後三國)을 통일할 때 먼저 후백제(後百濟)를 견제하기 위하여 후방(後方) 요충지(要衝地)인 금성(錦城)[지금의 나주]을 점령했을 당시 이 절에 머물렀던 일이 있었다. 이를 계기로 왕주사라 명명하게 되었다.
1314년(충숙왕 1) 경에는 순창 출신인 정오 선사(正午先師)가 국통(國統)이 되면서 순창현이 순창군으로 승격되고 많은 사찰이 들어서 불교의 확장에 크게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조선 시대에 들어와서는 영조 대에 설파(雪坡) 대사[1707-1791] 등이 구암사에서 선강 법회(禪講法會)를 열어 불교문화의 꽃을 피웠다. 1800년대 초에는 백파 율사 긍선(亘璇)이 구암사에서 건강 법회를 열어 전국에 있는 수많은 불교 구도자들이 모여들어 법문을 들었다하니 당시 불교의 선풍을 짐작할 수 있다. 19세기에는 유형 대사(有炯大師), 유형의 제자 처명 대사(處明大師), 처명의 제자 고승 한영 대사(漢永大師)가 이곳에서 크게 불법을 설하였다. 6·25 전쟁 때는 깊은 산을 끼고 있는 순창군으로 빨치산들이 숨어들게 되면서 불교 유적이 많이 소실(燒失)되었다.
[현황]
순창 불교의 주요 특징은 순창 지역이 민족 고유 사상인 풍류도(風流道) 사상의 영향이 강한 곳이라, 자연스럽게 유·불·선 삼교의 사상이 잘 어우러져 융합된 형태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신라 불교의 가장 중요한 특징인 호국, 개인의 기복, 업설이 자연스럽게 순창 지역의 토템 신앙과 습합(習合)[철학이나 종교에서 서로 다른 학설이나 교리를 절충함]되어져 뿌리내리게 된 것이다. 그 대표적 예로 순창군 순창읍 남계리 303-8에 위치하고 있는 순창 남계리 석장승[중요 민속 문화재 제102호]을 들 수 있다. 석장승은 마을의 수호신(守護神)과 방액축사신(防厄逐邪神), 수문신(守門神)의 역할을 했던 것으로 민중 사상과 토속화되고 민중화된 불교 미술이 한데 어우러진 빼어난 신앙 예술 작품이라 할 수 있다.
현재 순창 지역에 있는 적지 않은 불교 사찰이 대한 불교 조계종 제24구 선운사(禪雲寺)의 말사로 되어 있으나 이는 훨씬 후대의 일이다. 그 외에 작은 규모의 개인 사찰들이 대부분 폐사되고 그 흔적조차 볼 수 없다. 2014년 현재 순창군 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찰로는 경천사, 실상사, 숭인사, 숭모암, 약선암 등이 있다. 순창 지역의 불교문화 유적으로는 불암사지 마애불, 세룡리 마애삼존불, 강천사 오층 석탑[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92호], 순화리 삼층 석탑[전라북도 유형 문화재 제26호], 석산리 마애여래좌상[전라북도 문화재 자료 제184호] 등이다. 이들 유적은 순창 지역의 불교문화가 얼마나 융성하였는지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