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4016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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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民間信仰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전라남도 영암군 |
집필자 | 이윤선 |
[정의]
전라남도 영암 지역의 민간에서 오래 전부터 믿어져 내려온 신앙과 그 행위.
[개설]
민간 신앙의 제의는 다양한 모습을 띠고 있지만, 신을 달래고 위로하여 화를 피하고 복을 바라는 인간 중심적인 목적에서는 공통적이다. 계급 사회의 제도적 차별로 인해 늘 상대적으로 빈곤하면서 현실적으로 많은 것을 누리지 못하고 살아온 하층민들은 무엇보다 ‘먹고 사는 일’이 큰 문제였다. 따라서 그들이 신에게 가정의 행복을 빌고 생업의 번창을 소망했던 욕망들은 인간의 내면적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종교의 실존적 요구만큼 절실하고 구체적일 수밖에 없다. 아이의 점지를 위해 삼신 할매를 섬기는 신앙, 앞날에 대한 두려움으로 무언가를 예측하고자 하는 점복 신앙, 자연과 조상의 혜택을 누리고자 했던 풍수신앙, 풍어를 바라거나 재앙을 피하고자 하는 도깨비 신앙 등을 살펴보면 신에 대한 구체적인 탐구보다는 인간 삶의 세속적인 욕구들이 민간 신앙을 유지하고 계승해 온 원동력이었음을 알 수 있다.
개별 주체들의 개인적 신앙을 강조하는 외래 종교와는 달리 민간 신앙은 개인보다는 개인이 속하고 있는 무리와 집단에 더 많은 관심을 갖는다. 첨단 장비가 발달하지 못한 시절에는 개인 혼자서 소화할 수 있는 일들이 한계가 있었고 공동체에 속한 다른 사람들과의 협동이 필수적이었다. 즉 공동체가 존재해야만 개인이 생존할 수 있는 자연적·사회적 환경이었던 것이다. 또한 개별 주체들은 자신의 의지로 특정한 신앙을 선택해서 믿었다기보다는 이미 공동체적 신앙이 자리 잡힌 삶의 조건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그 신앙을 갖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공동체의 최소 단위인 가정에서는 가신 신앙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이때의 가신 신앙은 각 가정의 고유하고 독특한 믿음의 실현이라기보다는 집단이 공유하고 있는 전통적인 믿음을 개별적인 수준에서 실현하는 종교 행위였다.
또한 마을을 위해 구성원 모두는 충심으로 마을신을 섬겼고, 국가가 정해놓은 국교 이념인 불교나 유교적 색을 가진 민간 신앙에 또한 익숙해져 갔다. 가정과 마을 공동체와 국가를 위한 신앙은 공동체를 통해 개인의 삶이 유지된다는 전통 사회의 가치관을 잘 보여 주고 있다. 특히 마을 신앙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동제는 한 마을의 수호신을 숭상하고 동민들의 무병, 장수를 기원하기 위해 마을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의식이다.
동제는 각종 질병과 재앙으로부터 마을을 보호하기 위해 행하는 종교적인 주술 행위로서의 의미를 담고 있지만, 동제가 수행하는 마을 화합의 사회적 기능도 중요하다. 동제를 잘 지내고 있는 마을일수록 단합이 잘된다는 말이 있듯이, 마을을 수호하는 동신에게 제례를 지내는 행사를 통해 마을 사람들은 동신으로부터 균등한 가호를 받고 있다는 긍지와 동류 의식을 느끼게 된다. 따라서 마을 공동체 전체가 준비하고 치르는 동제 의식은 개인이나 개별 가정의 안녕을 기원하는 것을 넘어서 공동체의 안녕과 질서를 파괴하려는 잡귀나 질병, 제액 등을 퇴치하기 위한 공동체적인 염원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가신 신앙]
영암군의 가신 신앙으로는 조상신[제석신, 조왕신], 성주신[성주 귀신], 터주신, 업, 철영[철륭] 등이 있고 그밖에 잡귀 잡신들이 있다. 정기적·일상적 의례로는 도신, 마당밟이, 액맥이, 초파일 불공, 올벼심리, 동지 팥죽 쑤기 등이 있다. 비정기적 의례는 동정 잽이[동토 잡기], 주장맥이[주당막이], 상문 물리기, 조리 잡기, 객귀 물리기, 삼신 치성 등이 있다. 가신 신앙은 다른 신앙에 비해 소멸의 강도가 높아, 오늘날에는 거의 사라지고 있다.
[마을 신앙]
집단 신앙으로 가장 대표적인 것이 동제이다. 덕진면 운암리 대천동 당산제, 학산면 용산리 용대산제, 학산면 학계리 하계 미륵제, 영암읍 회문리 회촌 산신제, 서호면 금강리 당산제, 서호면 화송리 송정 당산제, 군서면 동호리 동변 당산제, 신북면 모산 2구 산정 구암 마을 당산제, 도포면 도포 1구 나지맛들 당산제, 시종면 옥야리 서촌 당산제, 시종면 신학리 정동 정호제, 금정면 청용리 중산 당산제 등이 대표적이다.
선돌[立石]은 덕진면 운암리 송석정 비석지리[선독골], 서호면 몽해리 복다회 마을 미륵등, 미암면 두억리 수산 마을 선독, 미암면 두억리 장수 마을 선바우[선독], 영암읍 회문리 농가[녹암] 마을 짐돌 등이 있고, 도포면 도포리 송장 바위, 도포리 돌댓거리, 시종면 만수리 짐댓거리, 만루시 아두박골 아들 바우, 태간리 선돌, 신북면 월평리 입석 등을 거론할 수 있다.
성 신앙으로는 덕진면 운암리 송석정 암바우[밥상 바우], 영암읍 용흥리 탑동 마을 공알 바위[보지 바위], 영암읍 회문리 회의촌 씹박골, 영암읍 춘양리 수양 마을 좆바위와 보지 바위, 미암면 채지리 비래 마을 소혈과 학산면 독천리 덕수정 마을 구산 등이 있다. 장승으로는 군서면 서구림리 메밀 방죽 옆 장생, 군서면 동구림리 소전머리 황장생, 군서면 구림리 죽정 마을 국장생, 군서면 도갑리 도갑사 석장생, 금정면 남송리 쌍계사지 장생, 신북면 명동리 와우동 석인상 등이 있다.
[기타 민간 신앙]
기타 민간 신앙으로는 풍수지리, 사주, 관상, 작명, 택일, 기우제 등을 들 수 있다. 무속 신앙으로는 씻김굿, 제왕제 등이 있고 부적 등의 패용이나 부착 등을 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