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71013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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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지리/인문 지리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
지역 | 충청남도 아산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맹주완 |
소재지 | 배꽃마을 - 충청남도 아산시 둔포면 염작리 |염치읍 석정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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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충청남도 아산시 둔포면 일원에서 생산되는 특산물 아산배 이야기.
[아산의 주요 농산물]
충청남도 아산시의 농가는 2018년 기준 9,932호로 아산시 총 가구수 대비 7.9%이며, 농가인구는 2만 1662명으로 아산시 총인구 대비 6.8%에 달한다. 아산은 산과 바다와 육지가 조화를 이루며 전체적으로 북쪽 지형이 남쪽 지형보다 낮고 물이 풍족하여 밭농사와 논농사에 적합한 곳이다. 또한 온천 지역이라는 특성상 알칼리 이온수가 농작물의 발육을 도와 품질 좋은 농산물을 생산하기에 천혜의 환경 여건을 갖추고 있다. 아산의 농·특산물은 ‘아산 맑은’이라는 하나의 대표 공동 브랜드로 묶어 아산시의 농·특산물의 상품 가치를 높여 주고 있다. ‘아산 맑은’ 브랜드 사용 품목은 총 22가지로 신선 농작물 17종[쌀, 배, 사과, 포도, 오이, 쪽파, 고구마, 버섯, 토마토, 감자, 보리, 밀, 쥐눈이콩, 가지, 양파, 풋호박, 대파]과 4종의 가공 농특산물[김치류, 가래떡류, 우유, 고춧가루], 1종의 축산물이다.
아산의 주요 밭작물 중에서 특히 배의 성장에 적합한 토질과 기후 조건이 맞아 아산배가 생산되고 있으며, 넓게 펼쳐진 평야지대가 있어 고품질의 아산맑은쌀이 생산되고 있다. 이 외에도 비타민C와 무기염류의 함량과 당도가 높은 아산사과,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한 아산토마토, 백련꽃 잎으로 만든 백련차, 무공해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느타리버섯, 백다다기오이, 오디 등이 재배되어 전국으로 판매되고 있다.
[아산배의 주요 산지]
아산배의 주요 산지인 염작리는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으로 둔포면에 편입되었다. ‘염작’이란 명칭은 옛날 염전이 있던 것에서 유래된 것으로, 1964년경 염작리는 1리와 2리로 나뉘어졌다. 염작1리는 둔포면 행정복지센터를 기준으로 동남쪽 6㎞ 지점에 자리하며 동쪽 경계는 신왕1리, 서쪽 경계는 석곡2리, 남쪽 경계는 음봉면 신휴리, 북쪽 경계는 운용1리와 접하며 경부고속철도가 고가로 마을을 지나고 있다. 배꽃이 흐드러지는 4월이면 소담스런 새하얀 배꽃과 향기가 봄의 정취를 흠뻑 느끼게 한다. 마을 주민은 2019년 1월 기준 118세대로 243명이 살고 있다.
염작1리와 동남쪽 방향으로 경계를 이룬 염작2리는 일제강점기 때, 임상재의 가족이 마을에 들어와 황무지를 개간하면서부터 마을이 형성되었다. 처음에는 고구마와 호밀 등 밭작물 위주로 농사를 짓다가, 구릉지 지형이면서 토질이 좋아 과수 재배지에 적합한 땅으로 인식되어 복숭아와 배나무를 심게 되면서 과수재배단지가 되었고, 대를 이어서 과수농사를 짓고 있다. 마을주민은 190세대로 256명이 살고 있다. 염작리 이외에도 둔포면 석곡리, 신왕리를 비롯하여 음봉면 소동리 일원, 신창면 남성리 일원, 구온양 읍내동 일원 등 아산 지역 곳곳에서 배 재배를 하고 있다. 또한 아산시 농업기술센터 내에 200여 명의 배연구회 회원들이 배 재배 기술 습득을 위해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아산배의 등장]
염작리는 커다란 하천도 없고 대부분 구릉성 야산 지형으로 처음에는 주로 복숭아를 재배하여 ‘염작 복숭아’로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기도 했으나, 농가들이 차츰 배나무를 심기 시작하면서 배가 주요 품목이 되었다. 배나무는 토양이 너무 습하거나 배수가 잘 이루어지지 않으면 뿌리가 쉽게 상하기 때문에 재배 환경이 중요하다. 염작리는 청정지역으로서 서쪽에서 불어오는 바닷바람과 황토질, 일조 여건 등 배농사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배농사는 다른 농사에 비해 많은 품이 들어간다. 배농사는 12~2월에 전지 전정 작업을 신호로 시작된다. 전지 전정의 핵심은 1년생 가지부터 6년생 가지까지 적절하게 배치하는 일이다. 전지 전정 작업 후에는 가지를 잘 파쇄하여 배밭을 깨끗하게 관리해 주어야 한다. 나무마다 거름을 알맞게 주고, 3월이면 기계유제와 유황합제를 뿌려 해충을 방제한다. 4월 중순에 배꽃이 피면 며칠 이내에 화접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벌이나 나비, 바람에 의한 자연 화접으로는 감당할 수가 없어서 미리 채취한 꽃가루를 솜방망이에 묻혀 일일이 배꽃에 콕콕 찍어 인공 화접을 해주어야 한다.
배꽃이 지고 배알이 손마디만큼 굵어지면 적과[배솎기]를 해야 한다. 배의 상품가치가 커지도록 적과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적과 정도는 수령, 품종, 토양 등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한 개의 과실마다 내수용의 옆수는 30~40개, 수출용은 20~30개의 옆수를 둔다. 배가 엄지손톱만 해지면 배에 봉지를 씌운다. 봉지를 싸매는 이유는 배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인데, 배의 껍질을 연하게 하고, 농약으로부터 보호하고, 병충해 방제를 위해서이다. 배나무의 영양과 발육 상태를 수시로 체크하여 비료 주기와 농약 치기를 적시에 해주어야 한다. 배가 출하되기까지는 마무리 작업인 포장에 이르기까지 섬세한 농부의 손길을 거쳐야 한다.
[아산배의 역사]
태조 이성계를 비롯하여 조선시대 역대 왕들은 신병 치료 차 온양온천으로 행행하였다. 1717년에 몸이 편치 않았던 숙종도 온양온천을 찾아 온천욕을 하였다. 왕의 온행에 어의 이중번이 동행하였는데, 이중번은 온천목욕법에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었다. 이로 인해 ‘이중번의 목욕법’이 생겨났는데, 먼저 목(沐)의 과정으로 손과 발을 씻기고, 귓구멍을 솜으로 막고,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눈을 천으로 가린 다음에 목욕물을 부어 머리를 감겼다. 다음은 욕(浴)의 단계로 욕탕에 다리만 담그는 방식과 배꼽까지 담그는 단계로 구분되었다.
물에 몸을 담그는 시간도 정해놨는데, 숫자를 세거나 물시계를 이용하여 목욕 시간을 지켰다. 목욕으로 기운이 쇠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3일 간격으로 휴식을 취하였고, 체력의 고갈을 염려하여 목욕 중에도 이즙고(梨汁膏)를 마셨다. 이즙고는 빛깔이 희고 질이 좋은 꿀을 배와 함께 다려낸 음료였다. 온행 기간에 왕들은 이즙고를 5합[약 900㎖]을 마셨다.
아산배와 관련해서는 오래된 2개의 전설이 있다. 도고면에 살던 김익생의 어머니는 중병을 앓고 있었다. 배가 먹고 싶다는 어머니 말씀을 들은 어린 김익생은 배를 구하기 위해 험준한 도고산을 넘는 중에 호랑이와 맞닥뜨리게 되었다. 그런데 호랑이는 익생을 해치기는 커녕 등에 태워서 배 밭까지 데려다주었고, 익생이 배를 따자마자 호랑이는 다시 익생을 등에 태워 집에 데려다 주었다. 정성스럽게 익생이 달인 배즙을 마신 어머니의 병은 말끔하게 나았다. 그 이야기가 궁궐에까지 전해져 나라에서 효자 김익생 정려를 내렸다고 한다.
또한 온천동 고개재에 금슬 좋은 부부가 살았는데, 한겨울에 중병에 걸린 남편이 배가 먹고 싶다고 하자, 부인은 엄동설한에 배를 구할 길이 막막하여 고심하다가 깜박 잠이 들었다. 그런데 광덕산 너머 어느 집의 항아리에 들어 있던 배가 부인의 꿈에 나타나자, 부인은 새벽에 험한 광덕산을 넘어 꿈에 본 집에 당도하여 주인으로부터 배 세 개를 얻었다. 다시 산을 넘어 돌아오는 중에 호랑이가 나타나서는 깜짝 놀란 부인을 등에 태우고 집까지 데려다주었다. 배즙을 먹은 남편의 병은 씻은 듯이 나았다. 고개재 옆에 큰 바위가 남아 있는데, 부인의 남편에 대한 지극정성을 기려 ‘열녀바위’라고 전한다. 아산의 배를 먹고 기력을 회복한 임금의 이야기, 중한 병에서 완쾌된 사람들의 전설은 아산배가 사람의 몸에 유익하다는 것을 알리고자 함이다.
[아산배의 특징]
최고의 배 재배 조건을 갖춘 배농가들로 결성된 배작목반은 다양한 변화를 꾀하는 농업 경영을 통해 생산성 향상과 생산물의 공동 출하 및 가공 수출 등을 목표로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염작리와 석정리 등 아산에서 생산되는 배는 당도가 높고 향이 좋으며 시원한 맛이 나는 고품질로 인정받아 전국의 주요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거름으로 완숙 퇴비를 사용하고 목초액, 폐과일 발효액, 키토산을 첨가하고, 농약의 사용량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유기물질을 이용한 친환경 농법을 적용하여 소비자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배를 생산하고 있다.
마을 주민 대부분이 배농사를 짓고 있으며 매년 국가에서 운영하는 전문기관에 토양 분석을 의뢰하여 토양 검증을 받고 있으며, 높은 일조량과 생산에 도움을 주는 효율적인 전정 관리를 하고 있다. 배를 재배하는 농원마다 커다란 현대적 저온시설을 갖추어 배의 출하시기를 조절하는 등 일년 내내 신선한 배를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환경보전 및 식품안전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커짐에 따라 농업으로 인환 환경오염을 줄이고, 생산자와 소비자를 보호하고, 유통과정에서 신뢰를 도모하기 위해 국가는 친환경인증마크제를 시행하고 있다. 둔포면에서 배농사를 짓는 마을들로 구성된 영농조합법인들[배사랑회 영농조합법인, 염작배 영농조합법인, 이가촌 영농조합법인, 안심친환경 영농조합법인, 한짐배 영농조합법인, 배사랑회 영농조합법인, 안심친환경 영농조합법인]도 모두 친환경 인증을 받았다. 인증 절차는 생산 농가의 희망에 의해 생산 여건과 품질관리 상태를 심사하여 인증 여부를 통보해 주고, 출하 과정을 조사하여 적격품에 인증 표시를 한 후 출하한다. 만일 표시사항과 인증품의 품질이 일치하지 않을 경우 행정처분 및 고발조치 등 철저한 사후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다.
아산배는 나트륨, 칼슘, 마그네슘이 함유된 강알칼리성 식품으로 비타민 B1, B2, C가 다량 함유되어 있어 보양 과일이다. 아산배는 미국과 중국, 대만, 인도네시아 등지로 수출하고 있으며, 수출액은 연간 약 50억 원에 달하고 있다. 600여 농가가 750㏊의 면적에서 배농사를 짓고 있으며 1년에 1만 7000톤을 생산하고 있다.
염작리와 석정리 등 배농원으로 통하는 길은 봄철이면 배 꽃길이 만들어지고 그 시기에 농원을 방문하면 아름다운 배꽃을 볼 수 있다. 석정리 주민들은 ‘기쁨두배마을’이라는 농촌체험마을도 운영하고 있다. 몸에 좋은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사시사철 배의 효능을 맛볼 수 있는 배청을 만드는 체험교실, 배 깍두기 담그기, 배 따기 등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기쁨두배마을에서 판매되는 배는 보증제도인 리콜제를 시행하여 상한 배가 나오면 상자째 교환해 주고 있어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주고 있다. 아산배는 다양한 방법으로 먹을 수 있지만 배즙으로 내려 마셔도 몸에 좋다. 아산배로 만든 배즙은 인공감미료를 일체 사용하지 않고 가공되고 있다.
[아산배의 전망]
염작리와 석정리 주민들은 품질관리와 유통 혁신을 위해 영농조합법인들을 운영하고 있으며, 새로운 농법을 연구하고, 꾸준히 품종 개량에도 힘쓰고 있다. 아산 지역에서 둔포면과 음봉면은 배 재배 면적이 크고 배의 화접의 적기가 4~5일에 불과하여 배농가의 일손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 농가의 어려움을 이해한 아산시 공무원, 아산원예농업협동조합, 둔포농업협동조합, 음봉농업협동조합 직원들이 매년 농촌 일손 돕기에 나서고 있다.
아산원예농업협동조합 농산물산지유통센터는 지역 과수 농가의 과일을 집하하여 과일을 선별하고 포장하여 유통까지 맡아 해주면서 지역 과수농가의 유통 환경을 확대해 주고 있다. 수출과 내수용 수요에 4계절 내내 안정된 공급을 위해 저온저장시설, 집하시설, 선과시설과 선과기, 당도측정기 등을 갖추고 있다.
아산배는 아산배의 브랜드 가치 제고를 통한 수출 경쟁력 확보를 위해 매년 미국, 베트남 등 외국에서 판촉행사를 벌이는 등 아산배 수출시장 다변화로 활로를 개척하고 있다. 국내에는 현대백화점, 신세계백화점, 롯데백화점 내 마트에서 판매 중이며, 지역농산물 소비 촉진을 위해 관내 학생들에게 간식으로 배를 나누어주는 행사와 배사과 축제를 열어 아산배 알리기에 힘쓰고 있다.
아산시 아산원예농업협동조합 농산물산지유통센터는 지역 내 하나로마트를 운영하고 있는데, 마트 내에 로컬푸드 직매장 코너를 마련하고 있다. 아산 전역에 7개의 로컬푸드 직매장은 2013년 아산원예농업협동조합[방축동]에 1호점을 시작으로, 온양농업협동조합[신창면], 인주농업협동조합, 음봉농업협동조합, 퍼스트빌리지[둔포면], 품앗이마을[실옥동], 7호점으로 하나로마트[모종동]이다. 로컬푸드 직매장에는 아산의 500여 농가가 참여하고 있으며, 연매출 56억 원을 달성해 직매장 참여 농가당 1천 100여 만 원의 연수익을 올리는 등 농가 소득 창출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또한 로컬푸드 직매장은 재배농가가 직접 농·특산물 진열 판매를 원칙으로 해 중간 유통단계 없이 생산자와 소비자 간 직거래를 통해 생산자에게는 안정적 소득을 보장하고 소비자에게는 신선한 로컬푸드를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고 있어 시민들의 호응도 크다. 무엇보다도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한다는 ‘지산지소(地産地消)’를 실천하는 로컬푸드 직매장을 통해 시민들의 몸과 마음도 더욱 건강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