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충청북도 진천 지역에서 인물과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인물설화는 역사적 인물과 관련된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인물의 유형에는 ‘영웅적 인물’, ‘평범한 인물’, ‘모자라는 인물’ 등이 있다. 어떠한 유형의 인물이든 민중에게 각인되어 역사적·교훈적 의미를 부여하면 구비전승의 대상이 된다. 인물설화도 대부분 특정한 지역이나 사물과 관련되어 있다.

[진천 인물설화의 특징]

진천 지역의 인물설화의 특징은 김유신과 관련된 것이 많다는 점이다. 김유신과 관련된 설화의 각 편이 많은 까닭은 진천에서 김유신이 탄생하고 성장했다는 역사적 사실에서 유래된 것이다. 그 밖에도 세종대왕, 기황후, 이시발, 충비(忠婢) 개덕 등과 관련된 각 편이 있다. 이러한 이야기는 이들 인물이 이 지방에서 출생했거나, 이 지방과 연고가 있었거나, 이 지방을 지나갔다는 역사성과 관련되어 형성된 설화라고 할 수 있다.

[진천의 주요 인물설화]

「충비 개덕 이야기」는 유씨 집안의 노비 개덕의 일화이다. 충비인 개덕은 유복자가 된 의직공을 정성을 다해 키워 유씨 문중이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하였다. 이에 유씨 후손들은 개덕의 묘를 유씨 선산에 모시고 지금까지 시사를 지내고 있다. 진천 고을의 유림들은 개덕의 충의심에 감동하여 고을 현감에게 충의문을 세울 것을 건의하였으나 이루지 못하였고, 유림 중 한 명인 임헌회 선생은 개덕의 사적을 써서 지금까지 전해 오고 있다. 이 이야기는 오창의 청풍김씨 집안의 「충비 삼월(三月) 이야기」와 유사하다. 충비가 주인댁의 후사(後嗣)를 위해 헌신했다는 일화이다.

「이시발과 두사충의 교분」은 임진왜란 당시 원병으로 온 명나라 장수 이여송의 장수 두사충이 왜군과의 싸움에서 참패를 당해 처형될 위기에 처하였으나 이시발의 노력으로 사면을 받은 뒤, 천혜의 명당을 이시발에게 알려 주는 등 둘의 교분이 날로 깊어졌다는 이야기이다. 두사충이 이시발에게 알려준 명당자리는 지금의 지전마을 뒷산으로 건너편에 양지바른 들이 펼쳐져 있어 ‘양촌’이라는 명칭으로 칭해지고 있다. 이 설화는 은혜를 입은 사람이 은혜를 베푼 사람에게 명당으로 갚았다는 보은담이다.

「학동에 살다간 조종덕 이야기」는 진천군 백곡면 성대리 학동마을에 살던 도인에 관한 설화이다. 흥선대원군 시절 대비의 친인척 집안사람이었던 조종덕은 집안이 한미해져서 먹고 살 길이 막막할 때에도 인근 장에 나가 어려운 사람들을 보살피는 등 인정을 베풀었다. 조종덕은 그의 고결한 인정에 감응한 호랑이 두 마리의 비호를 받으면서 장을 돌아다니며 생활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를 도인이라고 불렀다.

김유신과 관련된 설화는 각 편이 많다. 그 중 「김유신 장군의 태몽과 탄생 설화」는 김유신 장군의 태몽과 탄생에 관련된 이야기이다. 김서현 장군은 별이 품속에 들어오는 꿈을 꾸고, 만명 부인은 금빛 갑옷을 입은 동자가 품에 안기는 꿈을 꾼 뒤 태기가 있었으며, 그 후 20개월이 지나 김유신 장군이 태어났다는 이야기이다. 이 설화는 위인의 탄생과 관련된 길조몽(吉兆夢) 모티프가 확장된 이야기이다.

「만명 소저 유폐와 탈출 이야기」는 만노태수 김서현 장군과 만명 부인과의 만남, 그리고 만노에 부임한 김서현 장군이 선정을 베풀었다는 이야기이다. 만노태수로 임명받은 김서현 장군을 따라가려던 만명 부인은 아버지 숙흘종의 반대에 부딪쳐 외딴 방에 갇히게 되었다. 그러나 천지신명의 도움을 받아 탈출하여 김서현 장군과 함께 만노로 떠났고, 숙흘종도 두 사람 사이를 인정하게 되었다. 또한 만노에 부임한 김서현 장군이 선정을 베풀어 민심이 편안해졌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금덩이 얻은 효자 이야기」와 같은 교훈적 이야기를 담고 있는 효자와 관련된 이야기도 많이 있다. 문백면 계산리에서 전해 내려오는 이 이야기는 부모에게 효도하기 위해 자식을 묻으려다가 금덩이를 얻어 자식도 살리고 부모에게 효도도 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로, 후대 사람들에게 효라는 윤리적 가치관을 올바르게 심어 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소두박 며느리 이야기」는 백곡면 금한리에서 전해 내려오는 며느리에 관한 설화이다. 비가 오지 않아 시아버지가 며느리들에게 춤을 추라고 시켰는데 막내며느리가 받들어 춤을 추니 비가 와서 시아버지에게 사랑을 받았다는 이야기이다. 결국 어른의 말씀에 몸을 사리지 않고 행동하여 예쁨을 받으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 외에도 「최씨 형제 이야기」, 「과부어머니와 아들 이야기」, 「전씨부인의 효심」 등의 역사적·교훈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설화들은 지금까지도 진천 지역에서 많이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