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1000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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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言語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언어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
지역 | 충청남도 서산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정태 |
[정의]
충청남도 서산 지역에서 독자적으로 갖는 언어 체계와 특이한 언어 현상.
[개설]
언어란 음성, 즉 말소리를 매개로 한 구성원들의 체계화된 의사소통 수단이다. 인간들로 하여금 동물과는 다른, 인간적 삶을 살게 하는 문화 중의 하나이다. 따라서 인류에게 있어 언어는 동물들과 구별 준거가 되어 주는 인간의 전유물이다. 이를 가지고 구성원들이 소통을 통하여 협동을 하며, 사회생활을 이루어 나간다.
이러한 언어가 무엇인가를 안다는 것은 쉽지 않다. 언어가 사회 속에서 하는 기능이 무엇이고, 언어를 이루는 구성 요소가 무엇인가를 알아야 한다. 뿐만 아니라 기원에서부터 사멸에 이르기까지 그 생태를 살펴보아야 한다. 언어는 유기체처럼 만들어지고[新語], 자라고, 발달하고, 분화하고, 죽기도[死語] 하기 때문이다.
[형성]
서산 지역에서도 인류의 정착은 언어의 존재를 예측해 준다. 한국어의 뿌리가 되는 언어이다. 서산이 문헌상 삼한 시대에 마한(馬韓)에 속하였다면, 오늘의 서산 지역어는 한계어(韓系語)인 것이다. 이로부터 오늘에 이르는 과정 속에서 서산 지역어도 신생, 성장, 사멸의 길을 걸어왔다고 할 수 있고, 그 결과가 오늘의 서산 지역어인 것이다.
언어는 지리적 공간뿐만 아니라 계층, 성별, 세대와 같은 사회적 요인에 의해서도 분화하여 체계적인 언어 차이로 나타난다. 이를 방언이라고 부른다. 한국의 언어도 여러 하위 방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일정한 지역에 사는 사람이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지역 방언이 있고, 사회적인 언어 변종으로 사회 방언이 있다. 서산이 지역에 따른 공간적 영역을 점하고, 그 안에서 구성원이 공유하는 언어를 가지고 있다. 서산 지역 방언이라 부를 수 있다.
이 서산 지역의 언어, 즉 서산 방언은 표준어와 달리 규범적이지 않으며 정교하지도 않다. 자연적이고 어느 지역, 어느 계층에 통용되는 언어도 아니다. 따라서 권위도 없다. 그렇지만 현재 서산시의 구성원에게는 친밀감을 갖게 하는 언어인 것이다. 즉 행정 구역 상 서산시라는 특정 지역에서 구어 중심으로 전승되고 있는 언어인 것이다. 이것이 서산 지역의 언어이므로, 서산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들 방언을 알아야 한다.
[발달]
‘비’가 많은 지역에서 ‘비’와 관련된 언어가 발달하고, ‘눈’이 많은 지역에서 ‘눈’과 관련된 언어가 발달한다. 지형·지세가 언어에 반영되며, 구성원들의 생활상이 언어에 반영된다. 그런 점에서 서산 지역이 한반도의 중서부, 충청남도의 서북단에 위치해 있으므로 우리나라의 방언권 중에서 경기도 방언권에 속하고, 그 주변어와 공통된 특징을 공유한다. 나아가 핵방언으로 충청남도 방언 중에서도 서북단 서해에 위치하고 있어, 충청남도의 내륙과 다른 방언형을 간직하고 있는 지역이다. 그리고 지세상 서해안에 위치하므로 어업 종사자가 많고, 어업 관련 어휘의 발달을 예측할 수 있다. 즉 어업 관련 방언이 서산 방언의 특징이 된다.
그리고 내륙의 광활한 평야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내륙 생활어의 발달도 예측케 한다. 이를테면, 금기어, 길조어, 의생활 방언, 식생활 방언, 주생활 방언, 농사 관련 방언, 동물 관련 방언, 식물 관련 방언 등이다. 여기에 다른 지역의 방언과 차별화된 서산 지역의 방언적 특징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언어학적인 특성뿐만 아니라 문화적, 사회적, 역사적 측면에서의 특징들이다. 이 지역의 오래된 특징을 간직하고 있는가 하면, 시간이 흐르면서 새로운 방언적 변화가 이루어져 이전과 다른 언어 체계로 발달하기도 한다. 또한 서산 내부에서도 산이나 내에 의한 지리적인 장애와 경제권의 구별, 문화권의 차이, 신개발 등으로 분화되는 등의 특징들이다.
나아가 서산 지역어는 언어 내적인 측면에서도 특징을 간직하고 있다. 바로 음운, 문법, 어휘적 특징을 의미한다.
[특징]
1. 음운적 특징
서산 지역어의 소리 측면의 특징은 다른 충청남도 지역과 크게 다르지 않다. 19개의 자음과 최대 10모음 체계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음운 현상에서도 ‘까꾸리[갈고리], 꼬치[고치]’ 등의 경음화와 ‘왱겨[왕겨], 두두레기[두드러기]’ 등의 ‘이’모음 역행 동화, ‘기시냐?[계시니?], 즈장[저장]’ 등의 모음 상승, ‘베락[벼락], 페지무는[펴지면은]’ 등의 이중 모음 단모음화, ‘보십[보습], 소시랑[쇠스랑]’ 등 전설 모음화, ‘파시[팥이], 파슬[팥을], 파세[팥에]’ 같은 어간말 자음의 재구조화, ‘구수[구유], 모이~모시, 나승겡이[냉이]’ 등처럼 고어형을 유지하는 특징들을 볼 수 있다.
이처럼 소리 측면에서 서산 지역어는 자음과 모음에서 특징적인 음운 현상을 보여주고, 이것이 충청남도의 다른 지역과 일부 동일한 모습도 보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서산 지역어의 소리 측면의 특징을 이룬다.
2. 문법적 특징
문법 층위에서 서산 지역어는 또 다른 특징을 간직하고 있다. ‘너미말[남의 말]’처럼 관형격 조사의 쓰임과 부사격 조사로 처소, 즉 낙착점의 의미를 나타내는 ‘에’류[에게, 한테, 께, 더러, 보고]와 출발점을 의미하는 ‘에서’류[에게서, 한테서, 로부터], 지향점/도구를 의미하는 ‘로’류[에게로, 한테로, 에/로써], 비교의 대상/동반의 뜻을 표시하는 ‘와/과’류[처럼, 만큼, 보다/하고, 랑] 등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복수 접미사 ‘-들’이 ‘-덜’로 나타나고 있으며, ‘은/는’처럼 대조의 의미로 쓰이는 보조사 ‘ㄹ랑’은 ‘[지푼고델랑[깊은 곳에는]]이 특징적이다.
어미에서도 서산 지역어는 특이한 모습을 보여 준다. ‘-니까’를 ‘-니깨’, 선어말 어미 ‘-겠-’을 ‘-겄-’으로 실현하는 특징들이다.
3. 어휘적 특징
서산 지역어의 어휘적인 특징은 독자적인 서산 방언형일 경우가 있고, 충청남도의 서북 해안 지역과 동궤의 방언형도 있다. 이를테면, ‘천치기[그네], 독절구[확], 무꽁다리[장다리무], 해의[海衣][김], 주춧똑[주춧돌], 다드미똑[다듬잇돌], 빨래똑[빨랫돌], 독배[돌배], 독/도기/도게[돌]’ 등이다. 이러한 특징은 서산 지역의 언어요, 서산 지역 구성원들의 삶과 정서와 역사와 전통을 간직한 서산 방언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