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경기도 성남 지역의 역사와 지리, 풍속, 산업 등을 조사 연구하여 기록한 책.
[개설]
향토지는 지역 연구자의 애향심을 바탕으로 자신들의 문화와 역사를 조사, 연구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시, 군 향토지는 대체로 조선시대 읍지류의 전통을 계승한 것으로서 초기의 읍지류 자료들은 지역 소개서의 성격이 강하였다. 이들 읍지류는 전국을 대상으로 하여 편찬한 것과 도·군·현·면리 등을 단위로 편찬한 것이 있으며, 조선시대 군현지의 경우 현존하는 것만 869종에 달한다.
[종류]
조선시대 향토지는 편찬 주체의 성격에 따라 관찬(官撰)과 사찬(私撰)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관찬류로는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 『동국여지지(東國輿地誌)』, 『여지도서(輿地圖書)』와 조선 후기의 각 읍지(邑誌) 등을 들 수 있는데, 조선 전기에는 국토에 대한 기록을 국가 경영의 초석으로 인식하여 『경상도지리지』, 『세종실록지리지』 등 전국 단위의 지리지를 편찬하였다. 이를 위해 중앙에서 각 도에 편찬 사목을 내려보내 지정된 편목에 따라 작성하도록 하였다. 초기에는 국가의 정치, 사회, 군사, 행정적인 측면에 비중을 두었으나 국가의 기반이 확립하면서 점차 예속, 시문, 인물 등이 강조되는 경향으로 변화하여 갔다. 그리하여 『신증동국여지승람』이나 『여지도서』 같은 전국의 지리적인 특징을 총체적으로 기술한 지지(地誌)의 편찬으로 이어졌다. 1580년대 이후 활발하게 편찬된 읍지들은 대체로 『신증동국여지승람』의 체제를 따르며, 대부분 40개 내외의 항목을 설정하여 관련 내용을 나열, 서술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찬류로는 『영가지(永嘉誌)』, 『호산록(湖山錄)』, 『승평지(昇平誌)』, 『진양지(晉陽誌)』 등을 들 수 있다. 『영가지』는 안동 출신 권기(權紀)가 1602년(선조 35) 『동국여지승람』 등의 목차를 참고하여 1608년(선조 41)에 편찬하였다. 경상도 안동부의 상세한 지도가 첨부된 목판본으로 관내 이촌(里村)의 이름과 생활상이 기재되어 있다. 『호산록』은 고경명(高敬命)이 서산군수로 부임한 후 편찬을 명하여 1619년(광해군 11) 한여현(韓汝賢)이 편찬한 충청도 서산군의 사찬 읍지(私撰邑誌)이다. 임진왜란을 겪은 후인 17세기 초 지방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던 정치 질서의 문란, 향촌의 미풍양속[향풍(鄕風)] 붕괴와 좌목(座目) 다툼 등 향촌 사회의 동요와 소금 굽기, 목장, 해산물의 진상 등을 지방 사족(士族)의 입장에서 생생하게 기록하여 16~17세기 활발하게 편찬되었던 사찬 읍지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진양지』는 1622년(광해군 14)부터 1632년(인조 10)에 걸쳐 성여신(成汝信)이 편찬한 경상도 진주목의 읍지로서 채색 지도가 첨부된 필사본으로 충신, 효행, 열녀 등 충효 사상을 강조하였다. 진주의 사림이 편찬하였기 때문에 지역의 각 면(面)과 이(里)의 구역 및 주민의 거주, 신분, 풍속, 물산 등의 사실들을 매우 상세히 기록하고 있다.
[성남[광주(廣州)] 지역 관련 내용]
전국의 지리적인 특징을 총체적으로 기술한 지지(地誌)의 대표적인 예인 『세종실록지리지』에 따르면, 경기도 광주목(廣州牧)에는 목사(牧使) 1인, 판관(判官) 1인, 유학교수관(儒學敎授官) 1인이 파견되었으며, “관할[소령(所領)]은 도호부(都護府)가 1이니 여흥(驪興)이요, 군(郡)이 1이니 양근(楊根)이요, 현(縣)이 6이니 음죽(陰竹), 이천(利川), 과천(果川), 천녕(川寧), 지평(砥平), 금천(衿川)”이라고 적고 있다. 또한 백제 시조 온조왕(溫祚王) 이래 삼국시대와 고려시대에 광주목이 되기까지의 변천 과정을 기술하였다. 광주목 내 명산과 역진(驛津), 능침(陵寢), 산성(山城), 문묘(文廟), 향교(鄕校) 등과 호수(戶數), 인구, 군정(軍丁), 성씨(姓氏) 등의 사항과 전결(田結), 토산(土産) 등을 기술하였다. 한편, 1580년대 이후 활발하게 편찬된 읍지의 형태로도 전승되었다. 대부분의 읍지들은 『신증동국여지승람』의 체제를 따르고 있는데, 성남[옛 경기도 광주] 지역의 향토지도 여러 차례에 걸쳐 편찬되었다.
성남 지역은 1395년(태조 4) 경기좌도의 광주목에 속하였다. 광주목은 1577년(선조 10) 광주부로 승격하였다. 임진왜란이 일어난 1592년(선조 25)에는 수어부사(守禦副使)를 겸하였으며, 1623년(인조 1)에 유수(留守)로 승격하며 수어사를 겸하였다. 1626년(인조 4) 남한산성을 수축하여 이듬해인 1627년 주치(州治)를 성내로 옮겼고 1637년(인조 15) 광주부윤(廣州府尹)으로 승격하였다. 1636년 병자호란 때는 인조(仁祖)가 난을 피하여 이곳에서 항전하였다. 전쟁과 함께 군사적인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읍지의 편찬을 필요로 하게 되었고, 이후 많은 향토지가 편찬되었다.
[조선시대 향토지]
1847년(헌종 13) 홍경모(洪敬謨)가 편찬한 『남한지(南漢志)』는 1779년(정조 3)에 서명응(徐命應)이 착수하였다가 미완으로 그친 『남한지』와 이미 마멸이 심해진 구지(舊志)를 보완하여 만든 13권 7책의 필사본이다. 그 내용 구성은 남한(南漢), 성도(星度), 분야(分野), 산천, 형승(形勝), 건치(建置), 성지(城池), 강역, 방리(坊里), 군명(郡名), 성씨, 직관(職官), 궁실(宮室), 관해(官廨), 누정, 능침(陵寢), 단묘(壇廟), 학교, 관방(關防), 진도(津渡), 봉수(烽燧), 역전(驛傳), 참원(站院), 장시(場市), 목장(牧場), 불우(佛宇), 분묘, 영제(營制), 군제(軍制), 공간(公幹), 조련(操鍊), 시예(試藝), 군물(軍物), 군기(軍器), 군수(軍需), 공헌(供獻), 영저(營儲), 경비(經費), 지방(支放), 공름(公鹿), 창고, 조적(糶糴), 둔전(屯田), 제언(堤堰), 전결(田結), 결전(結錢), 부역(賦役), 호구(戶口), 풍속, 물산(物産), 누판(鏤板), 명환(名宦), 인물, 우거(寓居), 절의(節義), 효자, 열녀, 제영(題詠), 성사(城史), 사여(史餘)[百濟始都·三陵紀事], 일사(逸事), 등적(謄蹟), 고실(故實) 등으로 되어 있다. 서울대학교 규장각 한국학연구원과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도서관, 국립중앙도서관 등에 소장되어 있고 한국인문과학원에서 『조선시대사찬읍지』 제9권, 제10권으로 영인하였다.
1899년(고종 36) 편찬된 경기도 『광주부읍지』의 표지는 ‘光武三年五月日廣州府邑誌(광무3년 5월일 광주부읍지)’로 되어 있다. 내용 구성은 방리, 도로, 건치 연혁, 군명, 형승, 성지, 관직, 산천, 성씨, 풍속, 능침, 단묘, 공해(公廨), 제언, 창고, 물산, 교량, 역원, 목장, 관애, 봉수, 누정, 사찰, 고적, 진보(鎭堡), 인물, 전부(田賦), 진공(進貢), 조적, 전세(田稅), 대동(大同), 군병(軍兵), 봉름, 책판(冊板), 관안(官案)으로 되어 있다. 헌종(憲宗) 연간에 편찬된 것으로 추정되는 『광주부읍지』[규장각 도서]를 그대로 전사한 뒤 관안 조를 첨가한 것으로, 관안 조를 제외하면 작성 당시의 사정을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 성내장(城內場), 송파장(松坡場) 등 9처의 장시를 산천조에 기록한 점이 독특하다. 능침 조에는 태종(太宗)의 능인 헌릉(獻陵), 성종(成宗)의 능인 선릉(宣陵), 중종(中宗)의 능인 정릉(靖陵) 등 왕릉을 비롯하여 대군, 공주, 명사들의 묘 153기를 수록하여 이 지역의 특색을 나타냈다. 관안 조에는 410인의 유수(留守)와 부윤(府尹)의 명단과 제배[除拜: 제수(除授)] 날짜를 1899년까지 열거하였다. 규장각 도서에 소장되어 있으며 동일 본이 장서각 도서에도 있다.
『남한가람지(南漢伽藍誌)』는 조선 후기의 승려 법홍(法弘)이 남한산성의 사적에 관하여 기록한 책으로, 주로 남한산성 안에 있는 절의 역사와 승군(僧軍) 설치 등의 경위를 밝히기 위하여 1874년(고종 11) 편찬하였으며, 고본(古本)이 유실되자 다시 비치하기 위하여 그해에 다시 저술되었다. 권두에는 조선 후기의 유학자 서명응이 쓴 『남한지』의 내용을 그대로 옮겨 놓았으며, 책 끝에는 여러 명인의 제영(題詠)과 현판 등을 모았고, 산성의 간략한 역사, 일화, 민담 등도 수록하였다. 본문의 중요 내용은 남한산성의 연혁, 산천, 성지, 직관, 공해, 누정, 단묘, 병기, 군비, 창고, 관방, 사찰, 영제 등을 나누어서 기술하였다. 병자호란을 전후한 전투, 산성 제도, 군사 제도, 승군 등에 관한 기록은 사료적인 가치가 크며, 17세기 이후의 군비와 군사 조직, 훈련 규모 등은 귀중한 자료적 가치를 가지는데, 승군에 관해서는 국립중앙도서관과 서울대학교 규장각 한국학연구원 도서 등에 있다.
[근현대 향토지]
조선시대의 향토지는 주로 사족의 주도하에 편찬되었던 반면, 일제 강점기에는 새로운 세력에 의해 주도되면서 전통적인 체제에서 변화가 일어났다. 또한 당시 일본의 향토사 연구 경향이 동일하게 적용되면서 한편으로는 통치 목적과 필요에 의해 사회경제적인 현실에 대한 기록에 비중을 두었다. 이후 1970년대 유신과 민족 주체성의 확립이라는 기치하에 시군 향토지가 대대적으로 중간되었으며, 1980년 이후 경제발전과 지방자치의 사회적인 환경 변화는 지방지 발간을 가속화하였다.
성남 지역은 1964년 광주군 중부면 성남출장소 사무 규칙이 제정 공포되며 면 기능을 수행하는 기구로 격상되었다. 이어 1968년 5월 7일 서울시가 성남출장소 관할 지역 약 9.917㎢[300만 평]에 주택지 경영 사업을 추진하면서 ‘광주 대단지’로 불리게 되었다. 1971년 경기도 성남출장소로 승격하였고 1973년 7월 1일 시제(市制) 실시와 함께 성남시로 승격하였다.
『성남시지(城南市誌)』는 1978년 시 예산으로 1차 편찬 사업이 이루어졌으나 예산상의 제약으로 인하여 250부 한정 비매품으로 발간되었으며, 내용에도 미진한 점이 많았다. 이후 더 많은 자료를 수집 보완하여 1982년 8월 『성남시지』를 발간하게 되었다. 그 구성은 총설, 지리, 역사, 특수한 도시 생성, 행정, 선거·정당, 산업·경제·사회, 교육·문화·종교, 지명 유래·고적·명승 등 9개 분야로 이루어졌다.
『성남시사(城南市史) 20년사』는 시제 실시 20주년을 맞이하여 1990년 12월 성남시 시사편찬위원회[성남시사편찬위원회]를 구성하고 편찬에 착수하였다. 구성은 총설, 역사, 성남의 탄생과 발전, 정치, 행정, 사법/치안, 교육/체육, 산업 및 경제, 사회·보건, 문화·예술·종교·언론, 문화유적·인물·지명과 세거성씨, 민속 등으로 이루어졌다. 상·중·하 3권 1질로 편찬되었다.
『성남시사 30년사』는 2004년에 발간하였다. 시 승격 30주년을 맞이하여 2002년 10월 성남시 시사편찬위원회를 구성하고 편찬에 착수하였고, 2004년 12월 6일 5권을 1질로 하는 『성남시사 30년사』를 발간하였다. 이때도 『성남시사 20년사』와 마찬가지로 조윤제가 편찬 실무를 맡았다.
『성남시사 40년사』는 시 승격 40주년을 맞이하여 성남시 시사편찬위원회를 구성하고 성남문화원에서 위탁을 받아 편찬에 착수하여 3년 만인 2014년 12월에 편찬을 완료하고 기념식을 가졌다. 10권 1질로 제작되었으며, 별도로 보급판인 『성남의 역사와 문화』 1권을 펴냈다.
[현황]
현재 전국적으로 각 지역을 단위로 한 수많은 지방지[향토사 자료집]가 간행되고 있는데, 그 단위로는 시·군지류의 전서류, 읍·면지와 마을지, 그리고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 특정 유적과 사건을 정리한 사료집, 시문 자료집, 사진 자료집 등의 형태로 다양하게 제작 간행되고 있다. 향토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는 이들 향토지는 대체로 그 지역과 관련된 문헌 자료와 구비전승, 지명, 관습 자료, 유적, 유물 자료 등이 주종을 이룬다. 기술 내용 편차는 대략 통지류와 통사류로 대별할 수 있는데, 통사류는 선사시대, 삼국시대, 통일신라시대, 고려시대 식으로 시대를 나누고 각각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인물 등을 배열하는 방식이다. 통지류는 분야별로 역사, 정치, 행정, 사회, 문화 등의 분야를 나누고 각 내용의 역사적 변화 과정을 기록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양적인 면에서 지역사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연구는 개별적이고 분산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므로 학제 간 혹은 지역 간 연계가 원활하지 못한 형편이다. 따라서 지방 자료를 대상으로 하는 단순 연구를 넘어선 지역민을 주체로 하는 그 시대, 그 지역의 특성을 반영하는 문화사, 종합사가 되기 위해서는 기초 자료의 정밀한 수집과 분석, 종합적 연구 방법론의 마련, 연구 인력의 확보 등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성남 지역 향토지는 대부분 성남문화원 부설 성남학연구소에서 추진해 왔는데, 『돌마마을지』 상·하, 『판교마을지』, 『낙생마을지』 등 마을지 9종이 있으며, 마을의 지명 유래를 밝힌 『성남지명총람』도 발간하였다. 그 밖에 『내고장 성남』의 경우 해마다 수정, 증보판을 발간하고 있는데, 새롭게 발굴, 연구되는 역사와 문화, 새롭게 지정되는 문화유산, 새로 생기거나 없어지는 문화 관련 정보가 수정되고 보완된다. 2023년 현재 16차 수정 증보판이 발간되었다. 『내고장 성남』은 학교 현장의 요청에 따라 ‘찾아가는 내 고장 바로 알기 교육’의 교재로도 활용되고 있다. 성남시에서는 2023년 2월 성남시 시사편찬위원회를 구성하고 『성남시사 50년사』 편찬에 착수하였으며, 2025년 50권 1질로 펴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