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1091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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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장노현 |
7남매의 장남이라서 눈치가 빤했다. 그래서 염씨는 열 여섯 무렵에 고향 포천을 떠나야 했다. 조그만 시골 농사로는 얼마 안 되는 중학교 학비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형편이었다. 더구나 밑으로 동생들이 줄줄이 있었다.
“제가 스스로 학교를 그만 뒀어요. 나 하나만 학교를 안다니면 그 밑에 동생들은 줄줄이 있고 나 혼자만 학교를 안다니면 부모님이 그렇게 고생을 안하실텐데. 그래서 안 되겠다 해서 그 때 당시에는 거의 다 서울로 서울로 오는 분위기였어요.”
염씨는 그렇게 고향을 떠났고, 아는 사람의 주선으로 그릇가게에 취직을 했다. 몇 년을 그곳에서 심부름하며 일을 배웠다. 차츰 자신의 가게를 갖고 싶다는 꿈이 생기면서부터 돈 씀씀이를 최소로 줄이고 번 돈의 대부분을 저축했다. 옷 한 벌 제대로 사 입지 않았다.
그런 가운데서도 염씨는 가난한 집안의 맏형 노릇을 외면하지 않았다. 셋째 동생이 중학교에 진학하게 되었을 때 그는 저금을 조금 헐어 등록금으로 보냈다. 그리고 다른 동생들을 위해서도 줄곧 그렇게 했다. 그 덕분에 동생들은 모두 고등학교를 졸업할 수 있었다.
염씨는 악착같다는 표현이 딱 어울릴만큼 열심히 살았다. 학력이 모자라 군대도 면제되었고 덕분에 좀 더 빨리 돈을 모을 수 있었다. 1975년 들어 그는 서울 성수시장에 자신의 가게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