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씨는 요즘 들어서 세상살이가 더 걱정스럽다. 의학 발달로 수명은 길어져 가는데 늙어서 뭘 먹고 사나 하는 걱정이 들기도 한다. 동백지구에서 장사를 하든 임대료를 받든 어떤 식으로든지 노후대책이 되어야 하는데 그것이 여의치 않다고 생각이 들고, 그러다 보면 나이 먹어 아파트 경비하고 파지나 고철 줍는 노인들이 그냥 보아 넘겨지지 않는다.

진짜 열심히 살았고 진짜 아끼며 살았다. 하지만 세상 흐름은 너무 빨랐고, 염씨는 그것을 따라잡지 못했다. 그런 자신이 다리 짧은 난쟁이 같다고 느껴지기도 했다.

“제가 지금 여기서 장사한 지도 1980년서부터 했으니까 28년이나 되지 않습니까. 같은 한 시장 내에서 거의 같은 장소. 근데 아마 직장 생활했으면 퇴직금이 나왔으면 꽤 나왔을 거예요. 28년 동안 근무를 했으니까. 근데 저희도 벌써 장사가 벌써 1995년부터는 장사가 덜 되기 시작을 하니까. 언젠가 재래시장 없어지는 거 아냐? 뭐 하는 거 아냐? 그런 감지는 했어요. 그랬는데 당장 부동산은 다 묶여 있지. 현금이 있어야 뭘 움직이죠. 그러다보니까 파는 시기도 잘못 선택했고. 뭘 하다보니까. 그게 좀 힘이 들어요. 빨리빨리 변화가 됐었어야 되는 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