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1001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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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住生活 |
분야 | 생활·민속/생활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
지역 | 경기도 성남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서종원 |
[정의]
경기도 성남 지역의 집이나 사는 곳의 형태와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생활.
[개설]
성남시는 서울의 남동부에 인접하여 있으며 탄천이 남북으로 관통하고 시의 중앙부를 기준으로 남쪽과 북쪽은 낮고 동쪽과 서쪽은 높은 둥근 형태의 도시이다. 따라서 전통적 주택의 모습은 서울과 경기 지역의 주택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성남의 전통적인 살림집 형태를 지닌 단독주택은 개축 및 신축으로 인해 줄어드는 추세이다. 그러나 이러한 살림집이 전통적인 주생활의 전승을 확인할 수 있는 특성을 보이므로, 이를 중심으로 주생활에 대하여 기술한다.
성남 지역은 경기도의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6.25전쟁 때 많은 피해를 입었다. 이로 인해 1950년대 이후에 새로 지어진 집이 다수를 차지한다. 또한 1970년, 1980년의 도시개발, 도시화 과정을 거치면서 재래식 한옥이 슬래브 형식의 양옥집으로 개보수되는 경우도 증가하였다. 이 과정에서 지붕의 재료는 전통적인 기와지붕과 초가지붕에서 슬레이트와 돌기와, 이어 함석지붕, 슬래브 지붕으로 대체되어 현재는 슬레이트, 돌기와, 함석, 슬래브 등이 혼재되어 있다. 난방 방식도 산에서 구한 나무를 사용하던 것에서 1980년대에는 연탄보일러로 바뀌었다. 1980년대 후반 기름보일러와 1990년대부터는 가스보일러와 전기보일러도 보급되었으며 아파트를 중심으로 중앙난방과 지역난방을 하는 곳도 늘어났다.
오늘날 성남 시민의 주거 형태는 대체로 아파트, 연립주택, 다세대주택, 단독주택으로 구분된다. 일반적으로 밀폐형 주택인 아파트, 연립주택, 다세대주택은 도시형 주생활을 유도하며, 성남시뿐 아니라 전국의 도시에서 보편적인 양상이다.
[주택의 종류]
성남시의 전통적 살림집의 평면은 경기 지역의 일반적인 살림집 유형인 곱자 형식을 주로 보인다. 평면이 ‘ㄱ자형’과 ‘역ㄱ자형’을 이루는 곱자 형식은 안방과 부엌을 잇는 세로축이 안방-마루-건넌방[경기도 일대에서는 ‘걸음방’, 혹은 ‘거름방’이라 부른다]을 잇는 가로축과 꺾여서 만나는 구조이다. 이때 세로축이 오른쪽에 놓일 경우 ㄱ자형이며, 왼쪽에 놓이면 역ㄱ자형이 된다. 이는 ‘곱자형’으로도 불리며, ‘꺾인집’이라고도 한다. 이 안채는 대문간과 사랑방을 포함한 바깥채와 함께 구성되는데, 바깥채는 흔히 일(一)자형 혹은 ㄴ자형을 이루어 전체적으로 ‘튼ㅁ자형’의 구조를 갖춘다. 또한 전통 살림집은 일반적으로 안채와 바깥채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안채에는 안방, 마루, 건넌방이 들어서고, 바깥채에는 사랑방과 대문간, 외양간, 광 등이 부속되어 있는 구조이다.
마루는 ‘대청마루’ 혹은 ‘말래’라고 부르며, 건넌방은 ‘걸음방’ 혹은 ‘거름방’이라고 부른다. 안채는 주부를 중심으로 하여 자녀들과 갓 혼인한 신혼부부가 기거하며, 바깥채의 사랑채에서는 가장이 기거한다. 특히 사랑방에서는 바깥마당과 이어지는 툇마루를 통해 손님맞이가 용이하도록 되어 있다. 집으로 남자 손님이 오는 경우에는 사랑방에서 모시며, 여자 손님일 경우에는 안채에서 맞이한다. 마당은 안채와 바깥채가 둘러싸는 안마당과 외부와 만나는 바깥마당으로 구성된다. 보통 안마당에서는 혼례를 치르거나 규모가 작은 농사일을 주로 한다. 바깥마당에서는 손님을 많이 치르는 규모가 큰 잔치나 벼 타작 등 넓은 공간이 필요한 일을 처리한다.
한편 방에서 누울 때는 아궁이 쪽으로 머리를 두면 ‘거꾸로 잔다’고 해서 피한다. 또한 사람이 죽으면 북쪽으로 머리를 두기 때문에 잠을 잘 때는 북쪽으로 머리를 두고 눕지 않는 속신이 있다. 방에 놓는 반닫이 등의 가구는 윗목에 둔다. 방에서의 자리 배치도 상하가 구분된다. 보통 아궁이 쪽인 아랫목이 상석(上席)이기 때문에 어른들은 아랫목에 모신다. 사당이 별도로 있는 집에서는 기제사를 모시는 4대조나 불천지위(不遷之位)로 모시는 조상의 신위를 그곳에 모신다. 판교동 연안 이씨(延安李氏) 종가의 사당은 종가와 한 울타리 안에 있지 않고, 뒤쪽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 따로 있다. 이곳에는 불천지위로 모시는 이곤(李坤)[1462~1524]의 신위만을 모셔 두었다. 사당은 정면 3칸, 측면 1칸 반 규모로 앞에는 반 칸의 퇴를 둔 일반적인 형식을 갖추었다. 장마루를 깐 사당 내부의 가운데 칸 상방과 중방 사이에 감실(龕室)을 만들어 그 안에 위패를 모시고, 앞에는 높은 제상(祭床)을 놓았다. 연안 이씨 종가에서는 지금도 기제사는 종가의 안방에서 모시지만, 불천지위의 제사와 차례는 사당에서 모신다.
성남시의 현재 주택은 아파트를 비롯한 공동주택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공동주택은 한 건물에 벽과 복도, 계단, 설비 등을 전부 또는 일부를 공동으로 사용하며, 독립된 세대마다 비슷한 구조의 방, 거실, 주방, 화장실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파트는 성남시뿐 아니라 우리나라 도시의 대표적인 주거 형태로, 많은 사람이 도시에 거주하게 됨에 따라 부족한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많이 지어졌다. 일반적으로 아파트는 한 건물 내에 여러 세대가 거주할 수 있도록 지은 5층 이상의 건물로, 한 세대씩 독립하여 살 수 있도록 지어진 주택을 말한다. 아파트와 연립주택의 가장 큰 차이는 층수이며, 층수에 따라 5층 이상은 아파트, 4층 이하는 연립주택으로 나뉜다. 하지만 허가를 받으면 4층이하도 아파트라 할 수 있다.
연립주택은 4층 이하의 한 개 건물에 독립된 세대가 거주할 수 있도록 만든 주택으로 빌라, 맨션 등과 같이 불린다. 연립주택과 다세대주택은 4층 이하의 주택인 점은 같으며 1개 동의 바닥 면적 합계가 660㎡를 초과하는 주택은 연립주택, 그 이하는 다세대주택으로 구분한다. 다가구주택은 단독주택으로 건물 전체가 단독 소유이며 다세대주택은 세대가 분리되어 세대가 독립되어 있다. 또한 다세대주택은 4층 이하, 다가구주택은 3층 이하로 「건축법」에서 규정하고 있다.
[전통적인 살림집 짓는 과정]
집을 짓는 일은 전문 기술자인 목수가 담당한다. 그러나 집이 판매되고 소비되는 상품이 되기 전에는 나무를 다루거나 주춧돌을 놓는 일 등과 같은 중요한 일은 목수의 몫이지만, 나머지는 집주인과 마을 사람들의 도움으로 이루어졌다. 집을 짓기로 결정이 되면, 집주인은 몇 해 전부터 틈틈이 좋은 목재를 구해 모아 둔다. 따라서 준비 기간은 주인의 경제력에 좌우되는 것이다. 예전에는 마을마다 집 짓는 목수가 있어서 주인이 몇 칸 규모의 집을 짓겠다고 계획을 하고 이를 목수에게 말하면, 목수는 필요한 재목의 양을 일러 준다. 주인은 재목이 모두 모아지면 목수를 불러 본격적으로 집을 짓기 시작한다. 집은 주로 봄에 짓는데, 이때가 되면 낮의 길이도 길어지고, 흙이 잘 마르기 때문이다. 가을에는 흙이 잘 마르지 않고, 겨울은 춥기 때문에 피한다.
집을 짓기 위해서는 우선 집의 향(向)을 정하는데, 안채의 마루를 기준으로 하며 남향이 좋다고 한다. 그런 다음 집터를 고르고 지경을 다진다. 지경을 다질 때는 큰 돌을 마련하여 돌의 가운데를 여러 방향으로 단단히 묶은 다음, 여럿이서 잡고 들었다 놓기를 여러 번 하면서 땅을 다진다. 이때 「집터다지는 소리」[「지경다지는 소리」]를 부르기도 한다. 집터를 다진 다음에는 목수가 기둥 놓을 자리를 파고, 파 놓은 곳에는 자갈 등을 넣고 다시 다진다. 그런 다음 수평을 보아 주춧돌을 놓고 그 위에 기둥을 세운다.
기둥을 세우고 보와 도리 등을 연결하여 집의 뼈대를 완성한다. 그런 다음 마룻대[상량(上樑)]를 올리는데, 마룻대는 집에서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가는 종도리로서, 여기에 집의 생년월일시를 적으며, 성주신이 좌정한다고 여긴다. 마룻대[혹은 ‘상량대’라고 한다]를 올릴 때는 고사를 지내는데, 이 고사는 주인이 지내며 ‘상량고사’라고 한다. 고사를 지낼 때 주인은 여러 음식을 장만하여 고생한 목수와 마을 사람들을 대접한다. 또 상량 올리는 날을 ‘집의 생일’로 여기고, 그 이듬해부터 매년 이날에는 ‘집고사’라고 하여 떡을 하여 성주신과 집 안에서 모시는 여러 신령에게 올리고 가족들이 나누어 먹는다.
마룻대를 걸고 나면 서까래를 얹고 지붕을 인다. 이때가 되면 목수는 주인에게 ‘어느 날 새우 받는다’고 알려 준다. ‘새우 받는다’는 것은 서까래 위로 산자를 엮어서 올리고 다시 그 위로 흙을 얹고 지붕을 이는 일까지를 말한다. 이 일은 품이 많이 들기 때문에, 마을 사람들이 모두 참여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집이 완성되면, 친척들과 마을 사람들을 불러 ‘집들이’를 한다. 이때 손님들은 선물로 세제나 비누, 초, 성냥, 휴지 등을 가지고 찾아온다. 새로움을 상징하는 이들 선물들은 시대별로 약간씩 다른 형태를 보인다. 1970년대까지는 주로 초, 성냥이 주류를 이루었지만, 1980년대 이후에는 세제, 비누, 휴지 등으로 변하였다.
[현황 및 전망]
성남시 일대에 남아 있는 전통적인 살림집은 극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평면은 대체로 ㄱ자 형태거나 역ㄱ자 형태를 보이며, 안채에 대응하여 ㄱ자 혹은 역ㄱ자 형태의 바깥채가 첨가되는 형태를 보인다. 이러한 형태의 안채와 바깥채가 함께 구성되어 ‘튼 ㅁ자형’의 살림집을 이룬다. 살림집의 지붕 역시 경제적 여건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대부분 처음에는 초가로 지붕을 구성했지만, 일제 강점기에 부분적으로 경제 형편이 나아지면서 기와로 바꾸는 경향이 나타났다. 그러나 기와지붕을 갖출 수 없는 집에서는 주변 산에서 청석(靑石)을 구하여 기와 대신에 얹었다. 이후 함석이나 슬레이트가 보급되면서 이것으로 대체하거나 개량기와를 올리는 집들이 늘어났다.
성남의 살림집 측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역사적 사건은 뭐라 해도 경부고속도로의 건설이다. 성남시의 판교동 일대는 수도권 주택문제 해결을 위해 신도시로 개발되었고, 경부고속도로 건설 때 고속도로에서 보이는 집들은 대대적인 지붕 개량도 이루어졌다. 그런 결과로 붉은색과 푸른색을 칠한 함석지붕이나 슬레이트 지붕이 늘어났다. 하지만 현재는 이런 집들도 거의 사라졌으며 현대식으로 지은 단독주택 단지나 공동주택 등 조성되고 있다. 판교동의 경우 ‘개나리마을’로 불리는 시범 마을을 만들기 위하여 양옥으로 전체 마을을 구성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판교 개발 이후 이러한 전통적인 살림집들은 많이 사라졌다.
현재 같은 콘크리트 철골 구조의 공동주택에서 많은 시민이 생활하면서 집 안의 모습을 밖에서는 알기 어렵게 되었고 마당과 장독대와 같은 공간이나 그곳에서 이루어지던 신앙생활이나 활동도 없어졌다. 독립된 공간을 갖지만 함께 이용해야 하는 곳이 많아지면서 주차, 소음, 냄새 등과 같은 문제가 일어나기도 한다.
성남시의 주택을 보면 2023년 기준 총 34만 2522호 중 아파트, 연립주택, 다세대주택과 같은 공동주택이 22만 9808호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단독주택은 11만 874호이다. 각 구별로 보면 수정구는 총 9만 6829호 중 공동주택이 4만 1433호, 단독주택이 5만 4595호로 성남시 세 개의 구(區) 중 유일하게 단독주택이 더 많으며, 중원구는 총 8만 7070호 중 공동주택이 4만 9284호, 단독주택이 3만 6986호이다. 성남시의 구 가운데 인구가 가장 많은 분당구는 총 15만 8623호 중 공동주택이 13만 9091호, 단독주택이 1만 9293호이다.
성남시는 보편적인 도시의 주생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1기 신도시 아파트는 재개발과 리모델링을 준비하고 구도심 지역 역시 재개발 논의가 시작되고 있다. 사생활 보호와 안정된 휴식, 편리한 인프라가 주변에 가깝게 있는 것을 원하는 1인 가구와 핵가족이 많은 현재 공동주택의 비율은 더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