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1001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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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城南市內-紀行 |
이칭/별칭 | 220번 시내버스를 타고 둘러 본 성남의 모습 |
분야 | 지리/인문 지리,정치·경제·사회/사회·복지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
지역 | 경기도 성남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조영주,유일환 |
[정의]
성남시내버스 220번을 타고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을 출발해 판교를 따라 성남의 구시가지와 신시가지의 모습을 살펴보는 2시간 여의 짧은 여행.
[개관]
성남 사기막골에서 출발하여 상대원과 성남시 의료원, 모란역을 거쳐 여수동 성남시청을 지나 야탑역 성남아트센터, 이매역, 서현역, 분당중앙공원을 지나 정자역, 한국잡월드, 판교도서관을 경유해 운중동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회차하는 성남시내버스 220번을 타고 왕복 2시간 15분 정도에 걸쳐 성남의 옛날과 오늘의 모습을 두루 살펴본다.
[부릉 부릉, 전기버스 사기막골 출발]
성남시내버스 220번의 차고지는 사기막골 성남장애인종합복지관 인근에 있다. 사기막골 공원은 계곡을 따라 올라가는 시원함과 전통 가마터, 정자, 전시관 등을 갖추었고, 도자기 체험도 가능한 곳으로 인근 공단 직원과 마을 주민의 휴식처로 자리 잡았다.
상대원1동 사기막골 종점에서 버스를 타면 자동차 검사소를 지나 재건축을 앞둔 산성아파트와 궁전아파트, 성지아파트를 거쳐 근로자종합복지관을 지나면 보통골이 나온다. 보통골에는 대형 공업사와 서광사, 그리고 가까이에 쓰레기 소각장이 있는 탓에 보통골 주민들은 쓰레기 처리 과정에 대한 감시도 하고 있다.
버스는 서서히 공단오거리에 이르게 된다. 공단오거리로 내려가는 방향에서는 눈에 익은 상표들을 몇 개 찾아볼 수 있다. 샤니, 파리바게뜨, 미래엔 컬처그룹, 에스콰이어 등의 공장이 이곳에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길의 이름도 공단로이고, 공단오거리라는 지명까지 만들어지게 되었다.
버스는 공단오거리에서 대원터널 앞 사거리를 지나면서 오른쪽으로 약간 접어들어 상대원시장으로 향한다. 상대원시장은 전통시장이다. 공단 직원들이 상대원동에 거처를 정하면서 저녁 또는 주말이면 시장 인근은 불야성을 이루었다. 주민들의 쉼터 역할을 했던 원다방의 추억과 성남의 새마을금고의 탄생지이기도 하다. 지금은 시설 현대화를 거치면서 새롭게 탈바꿈하고 있다.
상대원의 지명 유래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큰 절이 있었던 곳이라는 의미에서 ‘대원’이라 이름 붙여졌다는 설이다. 하대원에 또 큰절이 생기자 구분하기 위해 상대원, 하대원으로 구분하였다는 것이다. 또 다른 설은 공단 뒤의 보통골에 송언신의 서원이 있어서 ‘대원’이라 하였다가 하대원에 둔촌(遁村) 이집(李集)의 서원이 생기자 구별하기 위하여 상대원이라 불렀다고 하는 것이다.
상대원1동은 앞에서 보았듯이, 공단을 형성하고 있어서 공장과 함께 아파트촌을 이루고 있다. 이에 비해 상대원2동은 상대원시장을 중심으로 하여 주택가가 형성된 동네이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원1동보다는 도로가 좀 더 좁고 오밀조밀하게 이루어져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공단을 뒤로하고 성남의 중심지로 향하다]
상대원에 접어든 후 버스는 계속 직진한다. 상대원시장을 지나 약간 내리막길로 향하면서 오른쪽에는 2018년 문을 연 해오름도서관이 보인다. 이후부터는 단대오거리 고가도로다. 1996년 6월 단대천 복개도로 위에 세워진 고가도로다. 이곳에서는 고가도로 아래쪽으로 우회전하면 신흥역으로, 좌회전하면 지하철 8호선 단대오거리와 성남지방법원, 남한산성입구역과 은행동, 양지동이 나온다. 상층부에서 고가도로를 지나면 단대동, 산성동으로 이어진다.
단대오거리 고가도로를 지나면 버스는 성남세무서와 성남 최초의 초고층 아파트 미도아파트에 멈춘다. 미도아파트는 1980년대 중반 세워진 12층 아파트로 당시 성남에서 엘리베이터가 있는 최초의 아파트였다.
버스는 다시 고개를 넘어 정상에 이르면 성남혜은학교와 수정청소년수련관 정류장에 다다른다. 그리고 성남북초등학교를 지나 내리막길에 서면 거대한 아파트 군락이 나온다. 우측은 재개발이 끝난 산성동, 그 앞은 신흥주공아파트를 재건축해 2020년 새롭게 선보인 산성역포레스티아 아파트 단지다.
신흥동으로 들어온 버스는 계속 직진하여 산성역포레스티아 앞에서 좌회전한다. 이곳에서 다시 계속 직진하여 수정구청을 지나 성남초등학교, 성남시 의료원 앞에 이른다. 성남시 의료원은 전국 최초로 주민들이 발의하여 세워진 병원으로 기존 성남시청과 성남시민회관 건물을 허물고 병원을 지어, 2020년 7월 코로나19 전담병원 역할을 하던 과정에서 개원하였다. 그 옆 옛 성남시민회관 자리에 645석 규모의 대극장과 200여 석의 소극장을 갖춘 성남아트리움이 2022년 3월 개관하였다. 다시 한 정거장을 더 가면 성남중앙시장과 현대시장을 만나게 된다. 재래시장인 성남중앙시장과 현대시장은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댄다.
[성남대로 따라 신도심과 구도심을 잇다]
성남중앙시장 다음 정류장은 수인분당선 지하철 태평역이다. 태평역에서 나와 삼부아파트 방향으로 향하면 벌터산과 성남의 젖줄 탄천과 연결된다. 벌터산에서는 매년 5월 철쭉꽃이 필 때면 ‘벌터산 공원축제’가 열린다. 여기에서 버스는 좌회전을 하여 성남대로에 접어든다. 성남대로는 성남의 구시가지와 분당신도시를 잇는 넓은 길로, 이제 버스는 분당에 닿을 때까지 이 길을 타고 간다. 성남대로에 들어서서 가장 먼저 도착하는 곳은 모란역이다. 5일장으로 유명한 모란역에는 지하철역과 5일장 외에도 상설시장이 있어 교통의 요지 역할은 물론이고, 하나의 상권을 형성하고 있다.
모란을 지나면 비로소 성남시청과 성남시의회가 등장한다. 2008년 태평동 시대를 끝내고 여수동에 둥지를 틀었고, 현재는 광장과 분수대, 온누리홀 등에서 각종 시민 행사뿐만 아니라 민의의 전당으로 1년 365일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모란역은 성남 구시가지의 마지막 정류장이고, 성남시청을 지나면 분당 초입 ‘동부.코오롱아파트정거장’을 지나, 성남버스터미널과 야탑역을 갈 수 있는 정거장에 버스는 머문다. 야탑은 성남 사통팔달의 관문이다. 터미널에서 전국 어디든 갈 수 있고, 국도 제3호선과 연결되는 여수동과 인접해 있다. 특히 양쪽 야탑역 광장을 중심으로 형성된 상권은 금요일이면 불야성을 이루고,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성남FC 프로축구단의 홈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이곳은 축구의 성지로 변하기도 한다. 주요 건물로는 차의과대학교 분당차병원 및 분당차여성병원, NC백화점 야탑점, CGV야탑, 분당구 보건소, 한국디자인진흥원 등이 있다. 특히 야탑역 인근에는 교통의 편리성 때문에 라온제나, 코리아디자인센터 컨벤션홀, W힐스컨벤션, 다이아아트웨딩 등 예식장이 많이 자리하고 있다.
[신도시 중심, 분당에 서다]
야탑역을 출발한 버스는 성남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성남아트센터로 향한다. 이곳은 1,800석 규모의 오페라하우스를 비롯해 최고의 음향을 자랑하는 콘서트홀, 소극장 역할을 담당하는 앙상블시어터 등 3개의 극장을 갖추고 있다. 또 미디어센터와 성남큐브미술관 반달갤러리 등도 갖추고 있다. 이곳에서는 각종 뮤지컬, 연주회, 연극, 전시회, 영화 상영 등을 하고 있으며, 명실상부한 성남 문화예술의 메카 역할을 하고 있다.
이매역에서 지하차도를 통과하면 서현역에 바로 도착한다. 서현역 버스정류장은 공항버스 정류장과 택시 정류장이 함께 있어 언제나 혼잡하다. 분당에서 가장 번화가라고 할 수 있는 이곳은 지하철 서현역과 AK플라자 분당을 중심으로 양쪽으로 로데오 거리가 형성되어 있다. 분당구청 방향으로는 분당세무서, 분당소방서, 경기도 성남교육지원청을 비롯해 넓은 잔디가 인상적인 분당문화의 거리, 분당중앙공원 등과 연결된다. 반대로 이매촌 방향으로는 메가박스 분당, 분당우체국, 분당제생병원, 평소 문화센터 역할을 담당하는 한국마사회 등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인근에 판교신도시가 등장하며 상권이 이동하면서 예전처럼 호황을 누리지는 못하고 있다. 덕분에 최근에는 비즈니스 호텔이 많이 들어섰다.
이제 버스는 분당구청을 거쳐 좌회전한다. 이때부터 양지마을에 닿을 때까지 왼쪽에 분당중앙공원이 보인다. 사시사철 변하는 분당중앙공원의 전체적인 모습을 반 이상 감상하며 갈 수 있어 잠시나마 드라이브를 즐기는 기분이 난다.
양지마을에 닿은 버스는 느티마을, 상록마을, 정든마을, 정자동을 지나게 된다. 이 지역은 블록에 따라 아파트 지구와 단독주택, 상가지구가 번갈아 나타난다. 특히 상록마을에 접어들면 두 블록이나 떨어져 있는데도 불구하고 KT 본사 사옥이 눈에 띈다. 1998년에 광화문에서 분당으로 이전한 KT는 대한민국의 통신과 ICT 산업을 이끌어 온 기업으로 디지털 전환의 핵심 기술인 통신,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역량을 기반으로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KT 사옥 옆에는 계원예술고등학교와 분당문화정보센터, 그리고 이마트가 자리 잡고 있다. 이 시설들 때문에 대부분의 버스들이 이곳을 지나, KT 앞은 분당에서 가장 교통이 편리한 곳으로 꼽힌다.
이제 버스는 KT 앞에서 우회전을 하여 언덕을 내려간 뒤 분당중학교 앞에서 다시 우회전한다. 양지마을에서 중앙공원을 끼고 달렸듯이 이번엔 왼쪽에 탄천을 끼고 달리게 된다. 이곳은 주상복합아파트와 최첨단 기업들이 자리하고 있는 정자역이다. 아데나펠리스, 두산위브제니스 등이 주요 경유지다. 정자역 인근에는 두산, SK, 네이버 등 국내 대기업들이 둥지를 틀고 있으며, 분당경찰서도 이곳에 있다.
[판교, 새로운 신도시의 꿈을 더하다]
다시 성남대로로 접어든 버스는 정자사거리로 향한다. 이곳에서 탄천을 건너면 한국잡월드가 나온다. 청소년들의 직업 체험을 위해 마련한 곳으로 많은 학생이 방문한다. 여기 뒤쪽에는 힐튼호텔 더블트리바이 서울판교, 성남FC 축구센터, HD현대가 자리하고 있다. 앞으로 백현 마이스 컨벤션센터까지 들어서면 백현 지역은 성남의 새로운 중심지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제부터 운중동 회차 지점까지는 서판교에 해당한다. 동판교는 판교신도시 중에서도 판교테크노밸리라고 불리는 동판교와 달리, 주거 중심적 도시 역할을 담당한다. 초입 낙생고등학교를 필두로 운중천을 따라 낙생농협과 판교동 행정복지센터가 있고, 판교원마을과 산운마을 아파트 단지가 계속 이어진다. 버스는 너더리육교와 한림아파트 정거장을 지나 판교청소년수련관, 판교도서관, 판교종합사회복지관 등이 밀집한 곳에 도착한다. 특히 판교 25통 지역 마을 중심으로 힐링로드 축제를 열어 문화가 공존하는 마을 축제로 자리 잡고 있다.
판교도서관을 지나면 뫼루니육교에서 한 번 쉬고, 동판교 최고의 중심지 운중동 행정복지센터에 다다른다. 이곳에는 판교보건지소를 비롯하여 운중천으로 내려가는 산책길이 있어 이곳 주민들의 만남의 광장 역할을 한다. 덕분에 운중동 행정복지센터 인근은 늘 사람들로 북적인다. 최근에는 젊은 층이 더 유입되면서 웬만한 음식점에서 대기표 발급은 기본이 되었다.
버스는 이제 오른쪽 길로 접어들어 오솔길로 계속 직진하면서 서서히 회차 지점으로 향한다. 이곳에는 판교월든힐스, 운중푸르지오하임 등 ‘판교의 비버리힐스’라 불리는 고급 주택단지가 있다. 그리고 그 앞쪽으로는 운중동 먹거리촌이 형성되면서 다양한 음식점과 카페가 성업 중이다.
마지막 종착역은 대한민국 정신 문화의 산실로 불리는 한국학중앙연구원이다. 1978년 한국정신문화연구원으로 개원한 이래 2005년 한국학중앙연구원으로 명칭을 변경하였다. 이곳에는 청계산을 등지고 장서각, 문형관[종합연구동], 시습재[기숙사], 한국학도서관, 청계학당, 한국학대학원, 청계관 및 운중관[게스트하우스] 등의 캠퍼스가 펼쳐져 있다.
성남 구도심에서 출발한 버스는 차례차례 성남의 모습을 보여 준다. 광주대단지에서 출발한 성남을 구석구석 들른 후 1990년대 신도시 개발의 대표 격이라고 할 수 있는 분당신도시를 가로지르고 다시 2000년대 들어 개발되는 첫 신도시라 할 수 있는 판교 지역에까지 이르게 된다. 성남의 과거, 현재, 미래를 동시에 볼 수 있는 버스 기행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