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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에 얽힌 추억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0109100
지역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장노현

굽이굽이굽이 고생고생고생 하면서 살아오는 중에도 아이들 키우는 일이 제일 힘겨웠다. 내외가 장사를 하기 때문에 아이들을 늘 저희들끼리 놀았다. 장사를 마치고 집에 들어가면 집안은 발 디딜 틈도 없이 어지럽혀 있었다. 그럴 때면 큰 소리가 오가고, 속도 상했다. 아이들이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에 있었던 일이었다.

“냉장고를 처음에 쪼매난 거 하나. 참 좋아서 죽겠더라고, 냉장고 사니. 냉장고에 뭘 사 넣야 되느냐. 사이다? 사이다 한 박스를. 근데 그게 아이들 몸에 나쁘다는 걸 모르고, 제대로 못 먹였으니까 한이 되니까 그놈을 산 거야. 두 박스 정도 되지 싶으다. 냉장고에 막 집어넣었어. 넣어 놓고 했는데 한날 오니까 둘이 어떤 거는 한 모금 마시고 놔둬버리고 어떤 거는 다 마시고, 거기 있는 걸 전부 다 조져놨어. 완전히 방이 개판 나버린 거예요. 아 배는 골골 쌕쌕거리고.”

그 후로도 줄곧 아이들은 저희끼리 컸다. 아들 둘은 아이큐가 147, 148이었다. 딸은 아이큐 150에 공부도 잘했고, 전교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효심도 깊었다. 공부만 하기도 바쁠 고등하교 2년 말에 89, 90 되신 할아버지 할머니가 집에 와 계셨던 적이 있었다.

이매고등학교 들어가 가지고 5등 안에 했었는데. 고등학교 2학년 말에 3학년 올라갈라 하는데, 자꾸 노인네들이 치매가 깜빡깜빡 하니까 우리 집에 와서 계시는데 오줌 싸고 똥 싸고 하니까는 우리 딸내미가 뒤처리 다 해놓고”

봉씨의 아내는 10남매의 막내로 아주 부유하게 커서 그런지 비위가 무척 약했다. 그러다 보니까 엄마 대신 딸이 궂은일을 맡아야 했다. 딸은 그 일을 알아서 감당했다. 그래서 그는 딸이 더욱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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