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19026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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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洞祭 |
영어의미역 | Village Tutelary Festival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충청북도 충주시 |
집필자 | 어경선 |
[정의]
충청북도 충주시 일대에서 마을의 안녕과 초복제액(招福除厄)을 기원하며 지내는 마을 제사.
[개설]
충주 지방의 마을 신앙을 조사하기 위해 300여 명의 행정리동 이장들에게 설문을 돌리고 현지를 답사하여 동제(마을 고사)를 지내는 마을을 조사한 결과 80여 마을에서 서낭제·산신제·용왕제·수살제·수살고사·동고사 등을 지내는 것을 확인하였다.
[제의의 명칭]
충주 지방에서 행해지는 마을 신앙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산신제(山神祭)였다. 조사된 마을 중 56%가 산신제를 지내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서낭당은 마을 입구에 위치하거나 마을 한 가운데 위치하기도 하는데 서낭제를 모시는 마을은 50%로 산신제보다 약간 적은 수치였다. 산신제와 서낭제를 함께 모시는 마을이 6개 마을, 산신제와 수살제를 함께 모시는 마을이 4곳이었다. 수살제를 모시는 마을은 6곳이었다.
탑고사를 지내는 마을은 중앙탑면 탑평리 탑정, 엄정면 원곡리 옥성이었다. 용왕제를 지내는 곳은 엄정면 목계리 부흥당고사로 서낭각시 왼쪽(서쪽)에 용왕이 모셔져 있고 함께 제사를 지낸다. 금가면 월상리에서도 근래에 용왕신을 모시고 있다. 중앙탑면 탑평리 반천에서는 어부가 개인적으로 용왕을 모신다.
충주 지방의 마을 신앙 중 특이한 것으로 천제단과 단군전을 들 수 있다. 천제단(天祭壇)은 엄정면 원곡리 원당(하일)에서 모시는 당집의 명칭이다. 당집의 문 위에 ‘천제단’이란 현판이 걸려있고 내부 제단 위 중앙에 ‘옥황상제존위전’, 왼쪽에 ‘태상노군존위전’, 오른쪽에 ‘북두칠성존위전’이라 쓰여진 위패가 모셔져 있다. 단군전(檀君殿)은 주덕읍 삼청리 묵동에 있다. 묵동의 한학자 원용선이 전각을 세우고 단군 영정을 모셔 해마다 음력 10월 3일 마을 주민들과 유림들과 함께 제사를 올리고 있다. 전각 앞에 ‘조선개국단군숭모비(朝鮮開國檀君崇慕碑)’가 있다.
[당의 형태]
당의 형태는 당우·제단·신목·돌탑·복합로 구분할 수 있다. 당우는 살미면 공이동 성황당을 비롯해서 23개 마을(35.9%)에서 모시고 있다. 제단의 형태로 누석제단(累石祭壇)은 찾아볼 수 없고, 판석을 깔아놓은 제단이나 자연 암반을 이용한 제단에서 제를 올리는 마을이 7개 마을이었다. 신목을 신앙의 대상으로 모시는 마을이 33개(51.6%) 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복합형으로는 돌장승·당집 복합형 1개 마을[수태면 오량리 별묘]이고 돌탑·신목의 복합형 1개 마을[엄정면 원곡리 옥성]이며, 신목·당집 복합형은 9개 마을(14.1%)이 있다. 중앙탑면 탑평리 탑정에서는 중앙탑을 신체로 모시고 있다.
[신체]
마을 신앙의 대상이 되는 신체는 당우 안에 모셔진 경우, 제단형·신목형·복합형 등이 있다. 당우 안에 모실 경우는 위패(位牌)나 화상(畫像)으로 모시고 있다. 위패가 모셔진 경우는 13개 마을이었다. 살미면 세성리 산신각에는 ‘당마산산신위(堂馬山山神位)’, 용천1리 산신각에는 ‘산신지위(山神之位)’, 용천2리 산제당에는 ‘성황지위(城隍之位)’라고 쓴 위패를 나무 벽에 걸어놓았는데, 마을회관 앞에 있던 아름드리 신나무를 서낭당으로 모셔오다가 국도 3호선 확포장 공사로 훼손되자 서낭신을 산제당으로 모셔온 것이다. 하재오개 서낭당에는 ‘성황지신(城隍之神)’이 모셔져 있다.
수안보면 사문리 석문마을 서낭당에는 ‘성황지신위(城隍之神位)’, 사문리 대사[한절] 산제당에는 토지지신위(土地之神位)’, 서낭당에는 ‘성황지신위(城隍之神位)’, 중산리 산제당에는 ‘적보산산왕대신위(績寶山山王大神位)’가 모셔져 있다. 노은면 대덕리 산제당에는 ‘산신지위(山神之位)’가 모셔져 있다. 앙성면 영죽리 상영죽 산제당에는 ‘주산지위(主山之位)’가 모셔져 있다. 중앙탑면 탑평리 반천 서낭당에는 ‘산신성황지위(山神城隍之位)’를 모셔 산산과 성황신을 함께 모시기도 했다.
엄정면 원곡리 원당[하일] 천제단에는 ‘옥황상제존위전’, ‘태상노군존위전’, ‘복두칠성존위전’이 모셔져 있다. 소태면 오량리 별묘 서낭당에는 ‘성황지신’, 주치리 외촌 산제당에는 ‘백운산산신령지위’라는 위패가 모셔져 있다. 살미면 내사2리 서낭당 안에는 1m 정도의 입석을 모셔 놓았다. 상단부에는 실타래를 두 바퀴 둘러 놓았는데 밑에 두른 실타래에 창호지를 접어서 늘여 놓고 통북어와 1000원 짜리 지폐를 한 장 꽂아 놓았다.
화상을 모신 곳으로는 엄정면 목계리 부흥당과 수안보면 안보리 서낭당이 있다. 엄정면 목계리 부흥당 안에는 전면 중앙 벽에 서낭각시상이, 왼쪽[서쪽] 벽에 용왕신상이, 오른쪽[동쪽] 벽에 산신상이 그려져 있다. 수안보면 안보리 서낭당에서는 현재 서낭제를 지내지 않지만, 안보리 복계 당숲[미륵사 경내] 안에 성황당이 있고 그 안에 서낭신이 모셔져 있다. 이 서낭당은 1969년 미신 타파를 주장하는 기독교인들의 주장을 동네 어른들이 받아들여 서낭제를 폐지하였다.
서낭당은 서낭제를 폐지한 후 몇 년 동안 방치되다가 새마을사업이 추진될 때 관계 당국에서 훼손된 서낭당을 복원하든지 아니면 철거하라고 하자 복원 비용을 마련하지 못해 주민들이 철거하였다. 그 후 미륵사 주지의 꿈에 3일에 걸쳐 성황신이 머물 곳을 지어 달라고 하여 여러 어려움을 무릅쓰고 성황당을 재건하였는데 옛 건물에 비하면 반 정도로 작아졌다고 한다. 성황당 안에는 가운데에 남자 성황신이, 좌우에 여자 성황신이 협시한 형태로 모셔져 있다.
[신격]
충주 지방에서는 특정 인물을 신격화한 예는 없으나 남신과 여신의 구별이 있는 마을은 있다. 수안보면 고운리에서는 마을 앞 산중턱 산제당에서 할아버지신을, 마을 입구 장승배기 서낭당에서 할머니신을 모셔오다가 1998년 마을 회의 결과 두 신을 결합시켜 산제당에서만 동고사를 모시고 있다. 수안보면 수회리 산신제의 제물은 적보산이 음산(陰山), 즉 여신이기 때문에 희생으로 황소머리를, 제주(祭酒)는 감주(甘酒)를 올린다.
중앙탑면 용전리 갈동에서는 마을 앞산 끝자락의 참나무 신목을 남서낭으로, 마을 입구 논 가운데 있는 향나무를 여서낭으로 모신다. 동량면 지동리 미라실에서는 마을 뒤 주봉산 자락에 있는 100여 년 된 물푸레나무 아래 얕은 바위 그늘 제단에 할아버지서낭을 모시고 100여 미터 아래 당숲(층층나무·벚나무·고무딸기나무들로 이루어짐)에 있는 시멘트 블록에 슬레트 지붕 형태의 제당에 할머니서낭을 모신다.
[제관의 명칭 및 수]
충주 지방에서 동제를 주관하는 인물의 명칭은 제관이 61곳, 제주가 2곳, 유사가 1곳으로 제관 명칭을 사용하는 마을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도 특징 중의 하나이다. 제관 외에 제의와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으로 축관·공양주·화주·집사·부목·도가 등이 있다. 제관 혹은 제주 혼자 제의를 주관하는 마을은 22곳, 제관과 축관, 제관과 공양주, 유사와 축관 등 2명이 주관하는 마을은 24곳, 3명이 주관하는 마을이 17곳, 4명이 주관하는 마을은 1곳이었다.
[제의 형식]
제의 형식은 제관이 제의를 진행하는 실제적인 절차를 말한다. 첫째 유교식 제례 의식 절차에 준하는 마을, 둘째 무속인들에 의해 무교식으로 진행하는 마을, 셋째 유교와 무교의 혼합형, 유교와 불교의 혼합형으로 진행하는 마을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충주 지방의 마을 신앙을 조사해 본 결과 순수하게 무교식으로 지내는 마을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유교와 무교의 혼합 형태는 앙성면 돈산리 돈담마을에서는 매년 올리는 동제(산신제·서낭제)는 유교식으로 지내고, 몇 년에 한 번씩 무속인을 불러 무교식으로 지낸다. 이때는 희생 동물로 통돼지를 쓰고 나머지 제물은 무속인이 준비한다. 이 제사를 지내는 것은 마을 어른들이 결정하는데 비용 문제가 만만치 않아 자주 지낼 수가 없다고 한다.
유교와 불교의 혼합형 마을은 동량면 용교리 운교마을과 엄정면 신만리 족동마을이다. 이 마을도 유교식으로 제의를 주관하고 독축만 스님들이 해 준다. 운교마을에서는 독축을 경로회장이 하기도 하지만 용안사 주지가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족동마을의 서낭제도 유교 의식에 의해 진행되는데, 신흥사 주지가 독축을 한다고 한다. 무속과 관련된 1개 마을, 불교와 연관된 2개 마을을 제외한 61개 마을이 순수한 유교식으로 제의를 진행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제비 염출 방법]
각 마을에서 제의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비용이 든다. 이것을 제비(祭費)라고 하는데 그 방법이 마을에 따라서 다르다. 마을 공동 기금으로 제비를 마련하는 마을이 45개 마을(70.3%)로 가장 많고, 주민 갹출 6개 마을(9%), 건립과 찬조 5개 마을(8%), 제전(祭田)·제답(祭畓) 3개 마을, 공동 기금·찬조 3개 마을, 공동 기금·주민 갹출 2개 마을로 나타났다.
특히 소태면 주치리 외촌마을에서는 산신에게 올리는 희생으로 소를 올린다. 다른 제물은 제당 안에 진설하고 소는 제당 앞 제단 위에 올리는데 머리는 왼쪽에, 몸통은 오른쪽에 놓는다. 위장을 제외한 내장은 제단 아래 왼쪽에 놓는다. 이렇게 소 한 마리의 비용이 만만치 않다. 제수 비용은 21호 주민들이 가구당 10만 원을 낸다. 이 마을의 특징은 아무리 가난해도 추렴하는 돈이 많다고 불평하는 사람도 없고 기독교를 믿는 사람들도 미신이라고 배척하지 않고 동네의 대동단결을 위한 일이라고 기꺼이 추렴에 응한다고 한다. 사정에 따라 통돼지를 올리기도 한다.
[제의 횟수 및 제일]
충주 지방에서 동제를 지내는 64개 마을 중 1년에 1회 지내는 마을이 51개 마을[79.7%]로 가장 많았고, 1년 2회 지내는 마을이 10개 마을[15.6%], 2년마다 격년으로 지내는 마을은 대소원면 본리 독동마을 1개 마을뿐이다. 3년마다 지내는 마을은 대소원면 문주리 월은 수살제와 엄정면 신만리 족동 서낭제가 있다. 특히 월은 수살제는 윤달이 든 해에 지낸다.
제일을 월별로 구분하면 다음과 같다. 1월 39개 마을[60.9%]이 가장 많고, 2월 1개 마을[대소원면 문주리 월은], 4월 1개 마을[앙성면 돈산리 동암], 7월 15개 마을[23.4%], 9월 2개 마을[앙성면 영죽리 상영죽, 소태면 주치리 외촌], 10월 7개 마을, 11월 1개 마을[상모면 상문리 대사], 12월 1개 마을[노은면 연하리 하남]로 나타났다.
[제물]
충주 지방 각 마을에서 행해지는 동제에서 일반적으로 올려지는 제물은 돼지머리·백설기·삼색실·통포·생메·막걸리 등이다. 돼지머리 대신 통돼지가 올려지는 마을은 살미면 공이동, 내사2리, 노은면 대덕리, 동량면 운교, 미라실, 엄정면 주동 등이다. 기본적인 제물 외에 특이한 제물이 올려지는 마을은 상모면 사문리 석문[생간·콩팥·적두·대두·소두], 고운리[감주], 수회리[감주·황소머리], 대소원면 본리 독동[소족·수수팥떡], 앙성면 영죽리, 상영죽[소머리], 엄정면 신만리 족동[상어포·검붉은팥·붉은팥켜떡], 소태면 주치리 외촌[소 1마리] 등을 들 수 있다. 예전에는 희생으로 통돼지나 소를 올렸으나 경제적 사정이 어려워지자 대부분 마을에서 돼지머리로 대신하는 것 같다.
[제의 전후]
제의 전(前) 제일과 제관이 선정되면 제관뿐만 아니라 마을 주민들도 부정한 일에 근접하지 않도록 노력한다. 예를 들면 주민들의 외부 출타 금지, 제당·샘 청소, 초상이나 출상 시 제일 연기 등이다. 선정된 제관은 대문에 금줄을 치고 제일 전까지 목욕 재계, 금주·금연·금육식·금욕 등을 준수해야 한다. 금기 사항 준수가 너무 어려워서 제관 선정도 예전에는 한 달이나 보름 전에 하였으나 지금은 1주일 전에 하는 마을이 많아졌고 2~4일 전에 정하는 마을도 있다. 동제를 마친 후에는 제물을 음복과 분배, 대동회의 개최, 풍물·윷놀이와 같은 민속놀이가 행해지는데, 이는 동제가 공동제적인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